[엑스포츠뉴스 고척, 채정연 기자] 정규시즌의 아픔은 없었다. '가을 사나이'로 거듭난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마지막 4차전에서 캡틴의 위엄을 뽐냈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1-9로 승리하며 4연승으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통합우승을 거머쥐며 지난 2년간 준우승에 그친 설움을 씻어냈다.
초반 8실점하며 휘청였던 두산은 경기 중반 역전극을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3-8로 뒤쳐진 상황에서 4회 허경민의 적시타로 1점, 5회 오재일의 적시타 포함 대거 5득점하며 키움을 추월했다. 9회 허경민의 실책으로 9-9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10회초 오재일의 결승타 포함 2득점 역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오재원은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정규시즌의 부진을 씻어내며 우승을 향한 '1승' 퍼즐을 맞추는데 앞장섰다. 경기 후 그는 "잊지 못할 우승"이라며 "2015년 우승이 가장 기뻤는데, 이번 우승이 가장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규시즌의 부진이 드리운 그늘이 짙었다. "어릴 적부터 안 좋은 이야기 들으며 앞장서고 노력했던 모습이 퇴색되지 않으려 버티고 버텼다"는 그는 "시리즈를 치르며 한번 상황이 오면 도움이 되겠다 다짐했었다. 조금 보답한 것 같다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기운이 우리에게 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 초반 선발에 들지 못했던 그는 텐션을 올리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오재원은 "1차전 끝나고 하이파이브 할 때 선수들에게 '5만원 줄테니 나와 (위치를) 바꾸자 그랬다"며 "넋을 놓고 있으면 중요한 상황이 올 것 같았다. 내가 할 일이니 준비를 열심히 하자 생각했다"고 전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동료들에게 고마운 오재원이다. 우승 후 마지막 '셀카 세리머니'를 할 때 오재원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영하의 제안이었다고 밝힌 오재원은 "후배들이 생각해줘서 고맙다. 이렇게 또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lobelia12@naver.com /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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