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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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출신' 그라피테의 인생역전 이야기

기사입력 2010.06.09 14:14 / 기사수정 2010.06.09 14:17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나서는 많은 선수 중 그라피테만큼 인생역전에 성공한 선수는 드물 것이다.
 
6일(한국시각) 브라질 방송사 <글로부>는 축구를 포기할뻔했던 그라피테가 어려움을 극복하며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고난을 다뤘다.
 
그라피테는 지난 2003년 안양LG(現FC 서울)에서 바티스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단지 'K-리그 출신'이라는 타이틀로 국내 축구팬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그러나 정작 그는 K-리그에서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는데 당시 조광래 감독 체제에서 6개월 동안 단 9경기에 출전에 불과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 게다가 그는 공격 포인트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적인 결과로 퇴출당한 선수였다.
 
K-리그에서 실패하고 나서 브라질의 고이아스로 돌아간 그라피테는 2005년 상 파울루 소속으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와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동시에 석권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2005년 자신의 대표팀 데뷔전인 과테말라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것이 그의 대표팀 이력 전부였다-)
 
상 파울루를 떠나 지난 2006년 프랑스 르망에 입단한 그는 51경기에서 17득점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하게 된다.
 
볼프스부르크 입단은 그의 축구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는 지난 2008/0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에딘 제코와 함께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그라피테는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수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정작 브라질 대표팀 감독 카를루스 둥가에게 외면당하며 대표팀과의 인연은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라피테는 지난 3월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루이스 파비아누의 대체자로 합류, 둥가 체제 첫A매치 경기에서 무난한 호흡을 보여주며 아드리아누를 대신해 월드컵에 나서는 기회를 얻게 됐다. 당시 후반27분 동안 경기에 뛰었던 그라피테는 호비뉴의 추가 득점을 도우며 짧은 활약으로 둥가의 선택을 받게 됐다.
 
그라피테는 빠른 발을 자랑하며 육중한 체격과 전술 이해도가 좋은 선수이다. 이 때문에 아드리아누가 뽑힐 것으로 유력했던 브라질 장신 포워드 자리는 더 활동적이고 영리한 그라피테가 기회를 얻었다.
 
그라피테를 보면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K-리그 무명 공격수가 축구왕국 브라질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것과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그리고 알레산드레 파투와 호나우지뉴라는 뛰어난 선수들이 불참한 월드컵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대회에서 그라피테는 파비아누의 백업으로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백업 요원의 투입이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할 수 있는 한 방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그라피테의 임무는 막중하다. 과연 축구판 신데렐라 스토리 주인공으로 불리는 그라피테가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그라피테 프로필ⓒ FI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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