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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안 해 다행"…'박나래의 농염주의보' 화끈·솔직 19금 입담 분출[종합]

기사입력 2019.10.23 16:40 / 기사수정 2019.10.23 16:5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방송인 박나래가 '농염주의보'로 방송에선 미처 못 보여준 화끈하고 솔직한 입담을 분출한 소감을 밝혔다.

국내 최초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가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국에 동시에 공개됐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공연을 영상화한 것으로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은 박나래만의 비방용 이야기가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란 무대에서 마이크 하나에 의지해 말로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취재진이 자리한 것에 놀라며 "지난주 수요일에 오픈했는데 다행히 은퇴하지 않고 방송을 계속하게 돼 너무 다행이다. 오픈을 했는데 가만히 있기에는 궁금한 점이 많으실 것 같아 조촐하게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나래는 "개그맨들도 여러 타입이 있다. 난 콩트를 주로 했는데 '농염주의보'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처음 도전했다. 쉽지는 않았다. 작년 겨울에 3년 뒤에 회사 측과 내 이름을 건 쇼를 해보면 어떨까 했다. 3년 뒤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 좋은 기회로 넷플릭스와 얘기가 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정말 많이 부담됐다. 잘하는 분야도 아니어서 많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며 공부하고 준비했다. 우스갯소리로 너무 세서 은퇴할까봐 걱정했다고 했지만 그것 보단 재미가 없을까봐 공포심이 들었다. 100점 중에 50점을 주고 싶다.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나머지 50점은 더 채울 수 있을 거란 욕심이 생긴다"라고 고백했다.

박나래는 그동안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아찔한 첫 경험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밀스러운 연애 비법, 실제 경험담 등을 화끈하게 털어놓았다. 지난 5월 서울 공연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티켓 오픈 5분 만에 2,500석이 매진됐다. 이후 부산, 대구, 전주 등 지방 공연에서도 전석 매진되며 흥행하며 인기를 끌었다.

​박나래는 성을 주제로 삼은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블랙 코미디, 디스, 풍자라고 많이 생각하는데 내 생각에는 본인이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를 갖고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았다. 난 정치는 전혀 모르고 누굴 디스한다거나 풍자하는 건 전혀 못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방송에서 못한 것, 국가가 날 막은 것은 뭘까 생각했을 때 '아 이거다' 싶었다. 시대와 잘 물려 개그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제약이 많더라. '코미디빅리그'의 '마성의 나래바' 코너도 막을 내려 아쉽다. 대한민국의 연예인으로서 성적인 얘기를 이렇게 쿨하게 할 수 있는 자리가 없던 것 같았다. 내가 한 번 해보자 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줬지만 은퇴를 안 해 다행이다. 넷플릭스의 PD님이 많이 편집했더라"며 웃었다.

박나래는 "넷플릭스와 스탠드업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은 오히려 약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나온 방송의 리뷰를 가끔 찾아보는데 '농염주의보'는 대중의 반응이 궁금하더라. 이번에는 완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내용이다. 어떤 분들은 이미 더 센 이야기가 많은데 이와 비교해 약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다른 분들은 59금, 190금, 69금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참 많다. 난 개인적으로 조금 더 가도 됐지 않을까 했다. 공연을 준비하기 전에 굉장히 많은 리허설을 했다. 첫 리허설이 기억에 남는다. 회사 공연장에서 방송국 관계자들, 작가, PD들을 모아놓고 했는데 너무 세다고 느끼는 주제가 있고 약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더라. 그 센 이야기가 좀 빠졌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다음 공연이 있다면 조금 더 세게 할 수 있지 않나 한다"라고 털어놓았다.

박나래는 "공연을 올리는 순간까지도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예전에 '비디오스타' 때 전유성, 이홍렬 선배님이 나와 내 개그를 살짝 보여줬다. 5공 때였으면 끌려간다고, 여기 있는 관계자들까지 끌고 간다며 위험한 개그를 하고 있다고 굉장히 놀라더라. 내가 시대를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성적인 얘기를 할 때 어디까지 받아줄 수 있을까 한다. 개그는 주관적이라 모두 웃길 수 없지만 찡그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피해야 한다고 생각은 했다. 그래도 확실한 건 첫 리허설을 한 뒤 대중의 반응을 어느정도 아는 방송국 관계자들이 조금 더 세도 될 것 같다고, 요즘은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해줘 용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공연 마지막 날 방송 촬영을 한다고 해서 마지막 날 온 관객은 거의 귀를 씻고 갔다. 내가 생각해도 원색적인 단어, 쌍욕, 비속어, 안 해도 될 이야기까지 더 많이 했다. 회를 거듭하며 웃어주는 걸 보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관객도 언급했다. 그는 "여성 분들이 많이 와줘 감사하다. 재밌게 즐겨줬다. 남성들에게는 '소리 질러' 했는데 반응이 약간 늦게 온다. '본인의 의지보다 아내나 여자친구의 손에 끌려왔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이 찌질한 연애담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했다. 잊을 수 없는 남성 관객이 있다. 60대 정도 된 멋있는 신사분이었다. 무대 정 가운데에 앉아 있더라. 내 개그로 저분을 웃길까 했는데 박장대소하고 옆에 앉은 분을 치면서 껄껄 웃는 걸 봤다. 내 공연을 보며 회춘했구나 싶어 뿌듯했다. 여성 분들은 원체 좋아하는 얘기인데 남성들이 이 얘기를 듣고 웃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남성분들이 좋아해줬다"며 흡족해했다.

악플 등 후폭풍을 걱정하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많이 걱정했다. 함께 프로그램을 하는 CP님이 방송 그만 할 거냐고 얘기하면서 가더라. 그러면서 웃고 갔다. 섹스터치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신동엽 선배님의 명언을 아직도 못 잊는다. '우리는 4만 볼트짜리 전기 고압선 바로 밑에 있는 거다. 이 선을 그 근처까지만 놓는 게 최고의 개그맨이다. 그 경지가 될 때 이런 코미디를 하는 것'이라고 얘기해줬다. 이 고압선을 넘지 않고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라고 고백했다.

또 "'나 혼자 산다' 이미지와는 정반대다. 어린 친구들이 많이 보더라. 그래도 19금 공연이어서 이 친구들이 부모님의 주민등록증을 도용하지 않는 이상 내 공연을 볼 수 없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PD님이 은퇴하지 않을 정도로만 편집해주겠다고 해 신뢰가 있었다. 재미없다는 사람도 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재밌다고 하면 된다. 날 봐주러 온 관객의 환한 미소를 볼 때, 혼자 온 여성분들이 '그래 저런 돌아이도 있었지'라고 할 때 희열감이 든다.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비판은 언제든지 수용하려고 한다"며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넷플릭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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