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김범수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절을 털어놓았다. 특히 자신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알았던 은사와 만나 30여 년간의 오해를 풀었다.
11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방송인 김범수가 출연했다. 이날 김범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었던 성기동 선생님을 찾는다고 했다. 그는 "제가 2학년에 올라갔을 때 선생님이 학교를 갑자기 그만두셨다. 다른 선생님에게 '너 때문에 그만둔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죄책감에 찾아뵙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범수가 이와 같은 오해를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김범수는 중학교 때까지 부유한 집안에서 살았으나, 중학교 3학년인 1983년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정형편이 기울었다. 집도 구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어머니의 지인 덕분에 반지하 단칸방에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당시 김범수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육성회비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김범수는 "선생님이 육성회비를 대신 내주기도 하셨다. 6개월 이상 밀렸는데, 3만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고등학교 선생의 월급은 10만원 정도였다. 김범수는 "아주 훗날에 어머니가 돈을 갚으셨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또 "전교 1등을 한 뒤였는지, 반장을 했을 때였는지 어떤 선생님이 어머니께 파란 운동복을 해달라고하셨다더라. 한두 명이면 어떻게 하겠는데, 선생님 선물로 20벌이나 사야 했다. 어머니가 해드릴 돈이 없어서 결국 '너 반장하지 말고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반장이면 내야 될 돈도 있고, 전교 1등이 되면 해야 하는 그런 것들이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을 못 하니까 선생님이 이를 막아주셨고 그 과정 속에 저 때문에 선생님이 그만두셨던 것 같다"고 했다.
김범수는 특히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전교 1등을 하지 않았다. 2, 3학년 때는 계속해서 2등을 했다. 1등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김범수는 이를 후회하며 "적극적으로 반장도 했어야 하고, 적극적으로 공부했으면 재수도 안 했을 건데. 잘못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접 만난 성기동 선생님은 그와 사실이 다르다고 했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그때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을 들어가는데, 유학을 가면서 돈을 마련하려고 학원으로 간 것"이라면서 "전혀 김군과 상관없다"고 했다. 김범수는 오랜 오해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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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