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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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 "모든 배우가 메시일 순 없어, 박지성도 있어야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10.07 11:54 / 기사수정 2019.10.07 11:5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박기웅은 준수한 비주얼은 몰론 섬세한 연기력까지 모두 갖춘 배우다. 전작인 SBS ‘리턴’을 비롯해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최근 종영한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도 믿고 보는 배우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투지 넘치는 세자이자 내면에 슬픔을 가진 이진 역을 맡아, 가볍게만 흘러갈 수 있던 드라마에 무게를 실었다. 

박기웅은 “평소에 소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는 저음으로 내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소리가 엄청나게 변화한 건 아닌데, 고민 후 저음으로 해봤어요. 대사도 정말 많이 녹음해봤고 친한 동생이 하는 연기학원에서 리딩도 했어요. 목소리가 바뀌어서 다른 사람인줄 알았다고 한 분도 있더라고요. 조금 더 신뢰감 있고 당위성이 들도록 소리를 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죠.”

박기웅이 맡은 이진은 백성을 아끼고 누구보다 깨어 있는 캐릭터다. 조선 최초로 여사 제도를 도입했다. 보통의 사극 속 포악하거나 무기력한 세자와는 달리 안위보다는 정의를 따른 인물로 인상을 남겼다.

"당위성에 대한 고민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김민상 선배님이 맡은 왕 이태는 이진에게 대리청정을 시켰고 사관들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인물로 그려졌어요. 반면에 저는 사관을 장려해주는 역할이고요. 드라마는 신입 사관인 구해령을 비롯한 여사와 사관의 이야기였어요. 조선 시대에는 여자들이 그 정도로 사회생활을 못 했잖아요. 여사 제도도 픽션이기 때문에 책임감과 당위성을 많이 갖고 고민하며 연기했어요.”

왕세자는 모든 걸 가졌지만 누군가를 온전히 믿고 속마음을 털어놓기 힘든 자리이기도 하다. 그만큼 연기하면서 많이 외로웠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 태어나 왕을 시켜준다고 해도, 요즘 시대에 대통령을 시켜준다고 해도 못 할 것 같아요. 너무 힘들고 외로운 것 같아요. 대전에 가면 대전 특유의 분위기가 있고 선배들이 주는 에너지가 있어요.

이번에 이런 높은 인물인 세자 역할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외롭다였어요. 혼자 고민해야 할 시간이 많아요. 예문관에서는 내 또래의 배우들이 재밌게 촬영하는데 전 선배님들과 악을 지르며 연기하거든요. 대전 신을 찍을 때 항상 두 명의 사관이 입실해요. 한쪽은 이지훈이 붙박이로 있고 한쪽은 바뀌어요. 저는 계속 ‘네가 와서 너무 좋다’고 말했어요. (웃음) 그 친구도 선배님들의 센 기 속에서 어색했을 거예요. '형님이 왜 외롭다고 하는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진에게 유일한 평화와 기쁨은 동생인 도원 대군 이림이었다. 실제의 박기웅 역시 촬영 현장에서 차은우와 함께하면서 외로움을 해소했다.

“풀어질 때는 차은우와 함께할 때였어요. 자연스럽게 편한 연기가 나왔죠. 그런 신들이 고맙더라고요. 스트레스가 해소됐어요. 차은우라는 아이도 좋지만, 이진으로 찍다 보니 더 좋았어요. 대전에서 외로워하다가 그 친구와 함께 하는 신이 너무 좋았어요. 마지막에 은우와 부딪히는 신이 있었거든요. 나도 은우도 오히려 감정이 과잉이 돼 힘들었어요. 소리 지르면서 ‘가둬’라고 말하는 신이 있는데 은우가 울어서 NG가 많이 났어요. 저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눈물을 참느라고 애썼어요. 그 정도로 (호흡이) 좋았어요. 열심히 하니 안 예뻐할 수 없었죠.”

'신입사관 구해령'은 구해령(신세경 분)을 필두로 사관들의 이야기와 도원대군 이림(차은우)의 성장이 중심이 됐다. 그러면서도 현왕 대신 대리청정을 하면서 내면의 갈등을 겪는 복합적인 인물인 이진 역시 극의 한 축을 도맡았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를 뒷받침하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작품을 고를 때 극이 재밌는지 아닌지를 첫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해요. 두 번째는 캐릭터의 매력인 것 같아요. 모든 캐릭터들이 제소리를 낼 때 하나의 유기체처럼 간다고 생각해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축구로 치면 모든 사람들이 메시일 수는 없어요. 박지성 같은 선수도 있어요. 제가 메시를 할 때도 있을 거고 박지성 선수처럼 현실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거예요. 어떤 역할이든 좋아요. 돋보이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젤리피쉬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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