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17 07:26 / 기사수정 2010.05.17 07:26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허정무호 축구대표팀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진이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가진 국내 마지막 평가전, 에콰도르전에서 또 한 번 무실점 수비를 보여주며 안정감을 과시했다.
1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포백 수비진은 빠른 개인기와 조직 축구를 구사하는 에콰도르를 상대해 투지있는 플레이와 협력 수비를 앞세워 골문을 잠그는데 성공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수비를 선보인 것은 물론 지난해 8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남미팀을 상대로 한 무실점 경기였다.
특히 이날 경기는 '베테랑' 이영표(알 힐랄)와 '멀티 자원' 이정수(가시마) 등 주전급 선수가 일부 빠졌음에도 기록한 무실점이어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호흡 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빠르게 들어오는 역습에 전체적으로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일단 허정무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조용형(제주)은 기대에 걸맞게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속팀 제주에서도 주장을 맡아 더욱 책임감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용형은 수비진 전체를 리드하면서 안정적으로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실점을 기록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최후방에서 거친 태클과 몸싸움을 마다하며 투지넘치는 수비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자신의 장기인 공격 진영으로 길고 안정적으로 찔러주는 패스 역시 돋보이는 모습을 보이며 남아공월드컵에서의 활약 가능성을 보였다.
일본 J-리그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곽태휘(교토)도 인상적이었다. 큰 키를 앞세운 수비 능력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골문 안쪽에 가담해 골 찬스를 만들려하는 등 자신의 기량을 모두 보여주려 하는데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였던 상대 최전방 공격수를 전담 마크하는데 거의 뚫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만으로도 곽태휘의 활약은 충분히 돋보였다.
측면에서는 모처럼 실전에 나선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이영표의 경쟁자인 김동진(울산)이 비교적 돋보였다. 측면 공격을 강한 태클로 저지하는 등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적극적으로 측면을 돌파하면서 공격 기회를 만드는 등 공-수 양면에 걸쳐 빛나는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개별적인 활약에 비해 몇몇 부분에서는 지적이 나왔다. 우선 미드필더와의 호흡을 통해 적극적인 압박이 가해져야 할 협력 수비에서 다소 문제를 드러냈다. 에콰도르의 역습 때 너무 빨리 뒤로 처지다보니 제대로 압박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최종 수비 간의 간격이 넓어져 공간을 내주는 약점으로 이어졌다. 아직 팀을 만들어가는 단계이고, 허정무 감독 역시 "단점을 차근차근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개인기와 조직적인 공격력이 좋은 팀을 상대했을 때를 대비해서 이같은 문제는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몇몇 선수들이 불안한 볼처리와 상대 선수를 놓치면서 파트너 선수가 어렵게 볼을 걷어내는 장면도 몇차례 연출돼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년 1개월 만에 A매치 평가전에 나선 황재원(포항)은 볼을 걷어내려다 뒤로 흘리면서 상대 공격수에 공격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큰 실수'를 저질러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다.
본선을 향해 조금씩 전력을 쌓아가고 있는 허정무호 축구대표팀. 아프리카, 남미 팀을 상대해 잇따라 자신감을 얻은 수비진이 상승세 분위기를 얻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본선 무대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곽태휘 - 차두리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남궁경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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