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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크린] '19년 LG맨' 이동현이 빛났던 순간들, 그리고 마지막 등판

기사입력 2019.09.28 00:2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마지막 현역 투수. 이동현이 19년간 입었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벗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원팀맨'으로서 팀과 팬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보였던 이동현이기에 그의 은퇴가 야구팬들에게 주는 울림은 남다르다. 큰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입단했던 2001년부터 700경기 출장 금자탑을 쌓은 2019년까지, 투수 이동현이 더 크게 빛났던 세 번의 시즌을 기억해본다.

◆2002년, LG 마운드에 별처럼 떠오른 '로켓'

LG 마운드의 샛별이던 2년차 이동현은 커리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한국시리즈에서 역투를 펼쳤다. 입단 첫 해인 2001년 33경기 4승 6패 평균자책점 5.37에 그쳤으나, 이듬해 78경기에서 8승 3패 7세이브 6홀드 124⅔이닝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⅓이닝 무실점, 플레이오프 13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8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3점만 내줬다. 큰 경기도 거뜬했던 '괴물 신예'였다. 비록 팀이 준우승에 머물며 우승반지는 끼지 못했지만, 이동현은 LG 마운드에 빛나는 별로 떠올랐다.

◆2013년, 필승의 셋업맨이 치른 눈물의 가을야구

경기고 에이스 시절부터 LG 입단 초반까지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한 대가는 컸다. 2004년 마무리 보직을 맡았던 그는 같은 해 12월 토미존 수술을 시작으로 총 3번 인대 수술을 받는다. 수술과 재활의 굴레를 완전히 벗는데 5년이 걸렸다. 2009년 5월 20일 KIA전 복귀한 이동현의 구속은 130대 중반. 150km/h을 넘나들던 강속구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다시 LG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마지막 남은 인대를 LG에 바치겠다"는 말처럼, 트윈스를 향한 애정은 여전했다.

2013년 셋업맨 이동현은 마무리 봉중근과 필승조를 이뤄 '철벽 불펜'을 구성했다. 64경기에서 6승 3패 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LG의 11년 만의 가을야구와 플레이오프 직행이 확정된 10월 5일 최종전 후. 팀과 함께 겪었던 힘든 시기가 주마등처럼 지났는지 이동현은 서러운 눈물을 보였다. 가을 초대장을 다시 받는 날을 누구보다 기다렸던 그였기에 팬들도 함께 울었다.

◆2019년, 원팀맨의 700경기 출전과 '영원한 사랑'

이동현은 2015년 FA 자격을 얻고 LG와 3년 30억 계약을 맺었다. '원팀맨'이 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타자들, 위험한 수술과 고된 재활까지 이겨낸 이동현도 세월은 거스르지 못했다. LG 마운드를 받칠 새 자원들이 등장하며 베테랑의 자리는 점차 좁아졌다. 2018 시즌에는 평균자책점이 7.9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에게 떳떳할 만큼 훈련에 매진했고 몸관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언제든 1군의 부름을 받으면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컨디션을 위해서였다.

그렇게 노력했기에 이동현의 2019 시즌 4경기는 그 어떤 경기보다 값졌다. 4⅔이닝을 막는 동안 실점은 없었다. 700번째 등판이자 은퇴 전 마지막 등판이던 8월 22일 NC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후 이동현은 더그아웃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19년간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던 그는 "마지막 인대를 LG에 바치지 못해 미안하다"며 트윈스를 향한 영원한 사랑을 전했다.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동현은 아직 마지막 투구를 남겨두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26일 KT전에 앞서 "이동현이 29일 두산전 마운드에 오른다"며 은퇴 경기 소식을 전했다. 다시 볼 수 없는 이동현의 마지막 피칭은 자신에게도, 그를 사랑한 팬들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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