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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앞으로 한 달!] 역대 월드컵 D-30, 한국 축구는 어떻게 보냈나

기사입력 2010.05.12 07:16 / 기사수정 2010.05.12 07:16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월드컵 본선까지 정확히 한 달이 남았다.

기간이 길고 짧게 느껴지는 것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은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이번 월드컵이 고지대에서 열리고 변수가 많은 월드컵으로 예상되는 만큼 허정무호는 철저한 준비와 훈련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12일부터 본격적인 소집 훈련에 돌입하는 허정무호는 월드컵 본선까지 모두 4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고지대 적응 훈련을 위해 월드컵 본선을 2주가량 남겨둔 25일에는 남아공과 같은 시차를 두고 있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전지 훈련을 한다.

나름대로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팀을 만들어 나갈 허정무호는 다음달 12일(한국시각), 그리스와의 월드컵 본선 1차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본선 준비를 착실히 해나갈 계획이다.

점차 진화한 월드컵 준비

한국이 출전한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한 달가량 남겨뒀을 당시 축구대표팀은 어떻게 준비를 했을까. 상대팀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던 1986, 1990년 월드컵과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체계적이고 맞춤형 상대를 평가전 상대로 찾아 실전 경험을 쌓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은 1986년 월드컵을 한 달 남겨뒀을 때는 미국 LA에서 페루 프로팀과 평가전을 가진 것이 전부였다. 당초 멕시코에 들어가 연습 상대를 구했지만 계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자체 경기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는데 만족해야 했다. 본선 개막 2주 전에 멕시코에 들어가 적응 훈련을 해 그나마 한국 축구는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를 상대해 선전하는 경기력을 보였지만 평가전 상대도 제대로 구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990년 월드컵도 상황은 비슷했다. 4차례 평가전을 가졌지만 국가대표팀이 아닌 스파르타쿠스(러시아), 도르트문트(서독) 등 유럽 클럽팀을 한국에 불렀던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첫 경기 1주일 전쯤에 들어가도 현지 적응에 문제없다고 믿었던 것이 선수들의 부진한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서방 언론으로부터 강력한 16강 후보로 꼽히기도 했던 한국은 준비 부족으로 실패를 맛보며 3패 탈락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이를 의식한 듯 1994년 월드컵에는 체계적이고 상당한 공을 들인 훈련으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 달간 총 6차례의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인터내셔날(브라질), 레버쿠젠(독일) 등 클럽팀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갖고, 본선 2주 전에 미국으로 들어가 에콰도르,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가지며 본선에 대비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한국은 이전 월드컵과는 다른 경기력으로 선전하며, 세계 축구에 또 한 번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하지만, 지나치게 2차전 상대인 볼리비아를 의식한 평가전만 치렀다는 비판도 있었다.

1998년 월드컵은 월드컵 본선을 열흘 앞둔 시점에서 가진 한중 정기전이 모든 것을 망쳐놓았다. 매달 3경기씩 A매치를 치렀던 한국 축구는 서서히 기량을 끌어올리다 마지막 한중 정기전에서 황선홍의 부상, 0-0 졸전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현지에도 늦게 들어가 시차 적응에 다소 애를 먹었던 한국은 결국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하는 등 부진한 모습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착실한 준비의 정석' 2002년 한일월드컵

2002년에는 월드컵 한 달을 남겨두고 어떻게 해야 준비를 잘하는 것인지를 남긴 거의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당시 기초 체력, 기본기 훈련부터 착실히 해내면서 팀을 만들어 나간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한 달을 남겨두고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 등 유럽의 강호들과 잇따라 평가전을 가지며 능력치와 자신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는데 신경 썼다. 세 팀을 상대해 1승 1무 1패를 거두며 자신감을 쌓은 한국 축구는 본선에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결국 4강 신화를 창조해냈다.

반면 2006년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준비 모습을 보였다. 첫 상대인 토고를 잡기 위해 세네갈, 가나와 평가전을 치렀지만 상대적으로 유럽팀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독일 입성 전에 베이스캠프로 삼았던 스코틀랜드 훈련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었다.

결국, 목표했던 토고를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패해 아쉽게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과거의 경험과 교훈을 되새기며 큰 문제 없이 착실한 준비를 해나가기를 바라는 허정무호. 과연 큰 탈 없이 남은 한 달을 잘 보내고,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2010 대표팀과 2006 대표팀 ⓒ 나이키 제공 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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