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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 베어벡 감독, 데뷔전 어떻게 치를까?

기사입력 2006.08.16 09:43 / 기사수정 2006.08.16 09:43

손병하 기자


[엑스포츠뉴스 = 손병하 축구 전문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핌 베어백 감독이 데뷔전을 치른다. 1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펼쳐지는 2007 아시안컵 예선 2차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르는 베어벡 감독은, 원정 징크스와 약팀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아시안컵 예선 2연승과 함께 기분 좋은 출발을 하겠다는 각오다.

현지의 습도가 80%를 넘는 무더운 날씨와 유독 원정 약팀과의 경기에서 맥을 추지 못했던 한국 축구의 징크스를 어떻게 날려버릴지, 어떤 선수 구성으로 데뷔전을 치를지 많은 축구팬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독일 월드컵 이후 새롭게 출범한 핌 베어벡호의 현재를 가늠하고, 향후 대표팀 운영의 청사진을 내놓게 될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 2차전 관전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관전 포인트1-첫 베스트 11 누가될까?

베어벡 감독의 첫 데뷔전인 만큼 베스트 11에 누가 처음 모습을 드러낼까도 많은 축구팬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 중 하나다. 해외파들이 대거 빠져 큰 의미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첫 베스트 11은 최소한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대만전에서는 사실상 지난 독일 월드컵에서 중용되었던 선수들이 거의 전 포지션에 다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징크스와 적지 않은 부담을 갖고 있는 원정 경기고, 공식 데뷔전임을 생각한다면 가장 확실한 카드로 화끈한 승리를 기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격 스리톱에는 안정환을 축으로 좌측엔 박주영이 우측엔 이천수가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초반 득점에 성공하며 실타래를 잘 푼다면, 정조국이나 최성국 신영록 같은 예비 자원들을 테스트할 수 있을 전망.

허리에는 이운재의 공백으로 임시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김남일을 축으로 백지훈과 김두현이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정우와 K-리그에 복귀한 투르크 전사 이을용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기는 하지만, 베어벡 감독이 백지훈의 경기력을 높이 평가했고, 주장인 김남일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적수가 없는 김두현의 출장이 유력하다.

수비라인은 아드보카트 감독 시절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장학영과 송종국이 양 측면에, 그리고 김진규와 김영철이 중앙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오범석이 깜짝 출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지만, 선발 출장은 아직 어려워 보인다. 골키퍼는 이운재의 부상으로 어린 김영광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관전포인트2-새 감독은 누굴 좋아하나?

감독이 가지고 있는 축구관에 따라 팀의 선수 구성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똑같은 자원을 가지고도 어떤 색깔의 축구를 펼치고 어떤 성향의 선수를 좋아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다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 의미에서 베어벡 감독이 첫 공식 경기인 이번 대만 원정에서 어떤 베스트 11을 구성하느냐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감독으로서 베어벡의 가치관과 앞으로의 한국 축구의 방향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배에벡 감독은 ‘생각하는 축구를 하겠다.’라는 말을 했다. 획일적이고 기계화된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보다는 창의적이고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다.

이 부분에서 베어벡 감독이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히딩크 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보았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정조국과, 아드보카트 전 감독의 총애를 받았던 백지훈 등이다. 여기에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오범석의 활약도 기대된다. 각각 공격과 허리 그리고 수비에서 창의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기대주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주전으로 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독일 월드컵 멤버였던 백지훈을 제외하면, 부임 후 첫 경기란 점과 원정 징키스를 깨기 위해 기존의 경험 있는 선수들을 대거 투입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가 약체인 대만인만큼 승부가 일찍 기운다면 점검 차원에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관전포인트3-대량 득점 성공할까?

베어벡 감독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화끈한 골 퍼레이드를 벌이며 확실하게 승점 3점을 챙기는 것이다. 그런 경기 결과를 바라는 이유는 이번 승리가 단순한 데뷔 첫 승에 그치지 않을 것이 때문이다.

만약 베어벡 감독이 첫 경기를 대승으로 시원하게 장식한다면, 이후 감독으로서 대표팀을 이끌어나가는데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경기하나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축구팬과 언론에 강한 첫인상을 심어준다면, 이후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축구를 소신껏 펼쳐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부임 내내 시달리며 고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 예로 코엘류와 본프레레 전임 감독은 데뷔전을 찜찜하게 치르면서 감독 자리에 앉았던 내내 언론과 팬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반대로 첫 경기인 이란전을 승리로 장식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경우, 비교적 무난하게 감독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박주영-안정환-이천수라는 가용한 최고의 자원으로 공격 편대를 꾸려 약체 대만전에 임하려는 베어벡 감독의 의도도 바로 이런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과연 베어벡 감독이 대만전에서 화끈한 승리를 거두며, 이후 대표팀 운영에 있어 우선권을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전포인트4-원정-약팀 징크스, 이번엔?

한국 축구를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원정 징크스다. 게다가 약팀을 원정에서 만나면 더욱 그랬다. 잔뜩 움츠리며 전원 수비의 형태로 대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팀을 효과적으로 상대하지 못하다가 제 풀에 꺾여 넘어지기 일쑤였다. 지난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배트남과 오만을 상대로 보여줬던 졸전이 대표적이다.

사실 축구에서 원정 경기란 높은 승률을 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90분을 신체를 이용해 격렬히 뛰어다녀야 하는 경기인만큼, 시차와 주변 환경 기후 등은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대등 소이한 실력을 가진 상대와의 경기에서 그런 결과가 일어난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겠지만, 확연한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이없는 결과가 일어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만은 현재 FIFA 랭킹 149위로 우리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FIFA 랭킹을 들지 않더라도 대만은 우리와의 역대 전적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1968년 대결 이후 우리가 5전 전승으로 절대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변수는 날씨다. 고운 다습한 기후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그래도 낯선 환경임에는 분명하다. 게다가 자주 비가 내려 자칫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인 수중전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조건은 나쁘지만 전력차는 분명하다. 핌 베어벡 체제에서 새롭게 출발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원정과 약팀 징크스를 통쾌하게 깨고, 아시안컵 예선 2연승과 함께 신임 감독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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