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04 11:21 / 기사수정 2010.05.04 11:21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스케이팅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다음 시즌의 새 규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이 끝나면서 2009-2010 시즌은 막을 내렸다.
다가오는 2010-2011 시즌을 앞두고 ISU(국제빙상경기연맹)는 새로운 규정 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제53회 정기총회를 앞두고 이번 총회에서 논의될 안건들이 전 세계에 배포됐다.
이 안건에 나타난 여자 싱글 규정안에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의 구성요소 중, 스파이럴 시퀀스가 빠진다는 요소가 들어가 있다. 또한, 큰 관심을 모은 트리플 악셀에 대한 새로운 규정안도 포함돼 있다.
여자 싱글도 남자 싱글처럼 쇼트프로그램의 필수 요소를 '더블 악셀, 혹은 트리플 악셀'로 바꾸자는 규정안이 이번 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 안건이 유독 많은 관심을 끌었던 점은 아사다 마오(20, 일본 츄코대)가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 뒤, 더블 악셀 대신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면 쇼트프로그램 기초점수를 김연아(20, 고려대)보다 더욱 높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 싱글에서 트리플 악셀에 대한 논의는 매년 제기되고 있다. 트리플 악셀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에게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문제는 ISU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프리스케이팅에서 더블 악셀을 3번 이상 시도하면 안 된다는 안건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논의될 안건들의 주요 내용을 표면적으로 보면 김연아에게 결코 유리한 것은 아니다.
우선,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더블 악셀과 다른 점프를 조합한 콤비네이션 점프로 많은 점수를 획득해왔다. 트리플 룹 대신, 더블 악셀에 이은 더블 토룹 + 더블 룹 점프를 시도했고 더블 악셀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현역 여자 싱글 선수들 중, 가장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더블 악셀을 단 한 번밖에 구사하지 않고 있다.
매번 규정이 바뀔 때마다 김연아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꾸준히 제기됐다. 2009-2010 시즌을 앞두고 나타난 규정은 어텐션('!'로 표시, 점프의 애매모호함)의 강화한다는 규정이었다. 당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 점프가 지속적으로 '어텐션' 판정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시즌이 시작되면서 힘을 잃기 시작했다. 어떤 규정 속에서도 김연아는 최고의 성적을 내며 정상을 지켰기 때문이다.
2009-2010 시즌을 앞두고 김연아가 내린 결정 중,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트리플 콤비네이션의 구성을 바꿨다는 점이다. 김연아의 전매특허는 단연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였다.
그러나 트리플 플립을 '러츠'로 바꾸면서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의 위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여자 싱글 선수들 중, 플립과 러츠의 정확한 에지를 지키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만약 김연아가 플립과 러츠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었지만 플립을 대체할 수 있는 러츠를 지닌 점이 큰 이득으로 작용했다.
또한, 룰이 바뀌어도 김연아 측이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이유는 가산점(GOE)에 있었다. 어느 선수보다 정확한 점프와 기술을 지닌 김연아는 자신이 정확한 기술에 성공하면 큰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사소한 룰 개정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까지 매번 규정이 바뀔 때마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김연아는 늘 정상의 위치를 지켜왔다.
김연아는 지난 시즌, 더블 악셀을 활용한 콤비네이션 점프를 프리스케이팅에서 시도해왔다. 더블 악셀의 수가 줄어들어도 트리플 살코와 토룹 등에 능하고 '룹' 점프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완할 대비책이 있는 상태다.
피겨 스케이터들은 모두 개성이 다르고 경기 스타일 또한 천차만별이다. 모든 스케이터들이 김연아와 같은 '토털패키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피겨와 관련된 다양한 요소에서 장점을 보인다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김연아는 현재 미국 시사주간지인 TIM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행사를 위해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 상태다. 김연아가 새로운 규정이 제시된 2010-2011 시즌에 뛸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상급 스케이터의 조건 중 하나는 새로운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최상의 연기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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