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캡틴이자 4번타자 김현수가 빠졌지만 중심타선의 무게감은 여전했다. 후반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외야수 채은성의 활약 덕분이다.
LG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즌 팀간 13차전에서 2-1로 신승을 거두며 3연승을 질주했다. 두산전 4연패도 마감했다.
선발 케이시 켈리는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3전4기 끝 두산전 첫 승을 신고했다. 그리고 켈리의 13승 요건을 만들어 준 이는 3회 역전 투런을 작렬시켜 팀을 승리로 이끈 채은성이었다.
채은성은 "요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았다. 코치님께서 팔로스로우가 짧아졌다 하셔서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홈런 타구는 좌측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넘어갈 거라 생각 안 했다"고 말한 채은성은 "잘 맞긴 했다. 힘이 실렸다고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굵직한 호수비를 선보였다. 8회 오재일의 타구를 채은성이 잡지 못했다면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면 편하게 잡는 타구인 것 같다. 드라이브가 심하게 걸려서 어떻게 잡았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지난해 3할3푼1리-25홈런-119타점으로 LG 중심타선으로 도약한 채은성은 올 시즌 전반기 답답한 부진의 시간을 겪었다. 타율은 3할6리였으나 홈런 5개와 35타점은 스스로의 기대에 확실히 못 미쳤다.
채은성은 "타격을 수정하고 싶었다. 점차 나은 방식으로 바꿔가려 했는데 해오던 것이 있어 쉽진 않았다. 2군에 있을 때 도움을 많이 받고 자신감을 얻어서 왔다. 전반기보다는 지금이 내 스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LG는 70승 1무 56패로 안정적인 4위다. 큰 변수가 없다면 2016년 이후 3년 만에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게 된다. 채은성은 "지난해에도 승패마진 +10 이상이었지만, 야구는 끝까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면서도 "가을이 기대된다. 2016년에 뛰어봤으니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고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LG는 오는 8일 대학 졸업 예정 선수와 독립구단 소속 선수들을 상대로 신고선수 입단 테스트를 실시한다. 뛰어난 현역 선수 대부분은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발을 디뎠으나, 뒤늦게 재능을 꽃피워 '대기만성'한 육성선수 출신들도 많다. 2009년 육성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고 2014년 첫 1군 무대를 밟았던 채은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육성선수를 위한 테스트장이 마련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채은성은 "그런 기회가 많으면 좋다.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이자 기회이지 않나"라며 기뻐했다. 아직 미생(未生)인 이들에게 조언해달라는 부탁에, 채은성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잡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준비를 잘 하고 있어야 한다"며 격려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