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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D-43] 대표팀 유니폼, '변화는 있지만 붉은 투혼은 그대로'

기사입력 2010.04.29 09:45 / 기사수정 2010.04.29 09:45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호랑이 기운으로 원정 첫 월드컵 16강 이룬다'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입고 뛸 홈 유니폼이 30일, 마침내 공개된다.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남아공월드컵 나이키 유니폼 발표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원정 유니폼에 이어 약 2달 만에 홈 유니폼까지 선보이게 된 것이다.

호피 무늬가 그려져 도전적이고 용맹스러운 이미지를 엿보인 축구대표팀의 홈 유니폼은 붉은색 상의를 메인 컬러로 해 역대 유니폼 패턴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능 면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둬서 종전보다 13% 가볍게 하고, 통풍이 용이하게 디자인돼 선수들 입장에서 더 가벼운 몸놀림을 보일 수 있게 됐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한국 축구 유니폼은 끊임없이 변화해오며 최첨단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한국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유니폼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살펴보겠다.

붉은색 유지, 하의 색깔-스폰서는 자주 변화

건국 이래 한국 축구 유니폼의 메인 색깔은 붉은색이었다. 1970-71년에 청룡(국가대표 1진), 백호(2진)가 각각 청색, 흰색 유니폼을 입고, 1994년 미국월드컵 본선에 흰색(홈), 푸른색(원정) 유니폼을 입었던 경우를 제외하면 홈 유니폼은 붉은색을 유지해왔다. 그 덕에 1983년, 세계청소년대회(현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을 당시 '붉은 악마'라는 별칭을 얻기까지 했다.

상의의 기본 바탕은 붉은색이었지만 하의는 흑색, 적색, 청색, 흰색 등 그 종류가 다양했다. 지난 1997년 월드컵 예선 때는 하의가 검정이었으며, 이듬해 본선에서는 청색으로 변화했다. 이후 2006년 독일월드컵을 기점으로 흰색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의 색깔 변화만큼이나 유니폼 스폰서 역시 심한 변화를 겪어 왔다. 이전까지 영세 업체에서 제작됐던 축구대표팀 유니폼은 1978년, 아디다스가 첫 스폰서를 맡으며 '유니폼 스폰서 시대'를 열었고, 이후 위크앤드, 아식스, 액티브, 프로스팩스 등이 번갈아 맡아 유니폼을 공급했다.

그러다가 1987년, 라피도가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 8년간 유니폼 공급을 했고, 1995년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 가운데 하나인 나이키와 또 한 번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15년째 인연을 맺고 있다.

과학성과 디자인의 진화

유니폼이 진화하면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은 역시 과학성이다. 7-80년대 이전의 기존 유니폼들은 땀 흡수가 잘 안 돼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선수들의 몸에 달라붙는 경우가 많았다. 선수들의 땀 때문에 아예 유니폼 색이 배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150g 안팎의 매우 가벼운 소재로 땀 흡수가 잘되고 다양한 기능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유니폼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단색으로 이루어진 평범한 유니폼이었지만 1994년 미국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특성을 반영한 무늬가 들어가기 시작하며 급진적인 변화를 보여 왔다. 특히 1997년 프랑스월드컵 예선 때 입었던 대표팀 유니폼은 붉은색 바탕에 태극 문양을 연상케 하는 물결이 들어가 아직도 많은 축구팬에게 인상 깊은 유니폼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06년 유니폼에는 유니폼에 '투혼'이라는 글자가 새겨지고 한복의 동정 깃을 연상시키는 'V넥'과 호랑이 무늬가 유니폼 옆구리 부근에 사선 형태로 새겨지는 등 혁신적인 모습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물론 그 직전 2004년 올림픽 유니폼에는 상의 전면에 새겨진 동그라미 등번호 때문에 '로또 유니폼'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한편, 이번 유니폼은 과거와 달리 친환경적인 소재가 들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상의하나에 플라스틱병 8개 분량이 재활용된 재생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만들어져 선수들의 편리성은 물론 환경까지 생각하는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호랑이와 투혼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새 유니폼을 입고 허정무호의 힘찬 비상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축구 대표팀 유니폼 ⓒ 엑스포츠뉴스 이순명, 전현진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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