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22 22:49 / 기사수정 2010.04.22 22:49
최근 인테르가 이탈리아 세리에A의 절대 강자로 부상한 것과 달리,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에서는 부진한 성적으로 안방 호랑이란 오명을 쓴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승리는 그들에 대해 재평가를 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그들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중원에서의 빼어난 움직임을 자랑하는 바르사에게 한 수 가르치듯이 좋은 경기 내용을 펼쳤다. 게다가 선제 득점을 내준 상황에서 무려 3골이나 넣으며 그들을 무력화했다. 이번 승리는 바르사가 득점 후에도 전진 배치를 통해 자신들의 축구 철학을 구사하자 이를 역 이용한 무리뉴의 전술적 안목과 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인 결과였다.
그럼에도, 이번 인테르의 승리를 '안티 풋볼'이라는 억측으로 헐뜯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본래의 축구 성격을 잊은 단어, '안티 풋볼'
안티 풋볼을 논하기에 앞서 필자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 물어보겠다. 축구를 비롯한 모든 구기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상대보다 좋은 경기력? 혹은 높은 점유율을 통한 경기의 지배? 이 두 가지 모두 절대 아니다. 모든 구기 종목은 누가 가장 많은 점수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달리 말하면 적게 실점함으로써 득점만 해서 이기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안티 풋볼이란 무엇이기에 국내외 언론사에 자주 인용되는 것일까?
안티 풋볼이란 단어의 어감에서 드러나듯이 부정적인 의미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연예인이든 운동선수든 그들에 대해 반감이 있는 세력을 안티로 정의한다.
이를 축구계에 대입한다면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경기에 승리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하지만, 안티 풋볼이란 바르사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드림팀 1기를 이끈 요한 크루이프가 바르사에 대응하고자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한 팀을 향해 날린 독설에 불과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의 오만함이 돋보이는 말일뿐이다.
그의 발언을 따르면 이번 인테르의 승리는 잘못된 방식으로 이루어진 결과이며, 오심으로 억울하게 탈락한 지난 시즌 첼시도 마찬가지이다. 히딩크든 무리뉴든 바르사를 상대로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을 구사했고 이를 통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이지, 그들이 보여준 축구가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니다.
나아가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공격보다 안정적인 경기력에 주력한 대한민국 대표팀과 유로 2004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체제로 우승을 차지한 그리스도 안티 풋볼을 지향했기 때문에 그들이 이룬 성과는 무용지물이 돼야 한다.
그동안 이어진 축구계의 흐름을 살펴볼 때, 무리뉴가 이날 구사한 전술을 안티 풋볼로 정의한다면 이를 축구 본연이 지닌 특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모든 스포츠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는 카테나치오와 토털 풋볼, 압박 축구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전술적 패러다임에 대해 쉽게 접했다. 그렇다면, 무리뉴가 구사하는 전술 자체가 짜임새 있고 세분화된 현대 축구에 대응할 수 있는 또 다른 패러다임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사진= 바르사를 제압한 무리뉴 ⓒ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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