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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결산-여자부] 외국인 선수들의 강세…흥국생명의 몰락

기사입력 2010.04.20 08:48 / 기사수정 2010.04.20 08:48

반재민 기자
- 2009-2010 V리그를 정리한다 (여자부) 

[엑스포츠뉴스=반재민 기자] 4세트 24-23으로 KT&G가 앞선 상황, 몬타뇨의 백어택이 케니의 손에 맞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KT&G의 우승을 축하하는 축포가 터지며 '2009-2010 NH농협 V리그' 여자부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009년 11월 1일 대전 KT&G 아리엘즈와 서울 GS칼텍스 킥스의 경기로 시작된 정규리그는 지난 17일 수원체육관에서 KT&G와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마지막으로 5개월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올 시즌 여자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졌다. 

올 시즌 V리그 최고의 화두를 정리해보자.



공기의 요정들, 2번째 별을 따다

올 시즌은 대전 KT&G 아리엘즈의 우승으로 막이 내렸다. KT&G는 지난 17일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졌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0(25-20 25-17 25-23)으로 꺾으며 2005시즌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KT&G가 우승한 원동력은 바로 엄마의 힘이었다. 세 살짜리 아들을 둔 외국인 선수 마들레이네 몬타뇨는 챔피언결정전에서 200득점과 45.90%의 공격성공률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의 케니에 완승을 거두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올해 다시 코트로 돌아온 또 다른 엄마선수 장소연은 챔피언결정전의 고비마다 블로킹에 성공하며 KT&G의 우승에 주역이 되었다.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이적한 라이트 백목화는 올 시즌 주전 멤버로 발돋움하며 112득점을 기록,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 100득점 고지를 넘어섰다. 또 다른 젊은 선수 레프트 이연주는 130득점을 기록했지만, 수비부문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박삼용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주장 김사니는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힘들 줄 알았지만,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올 시즌 KT&G의 우승은 바로 끈끈한 팀워크의 승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강세

올 시즌 여자부는 외국인 천하였다.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가 높아진 올 시즌 프로배구는 외국인 선수 한 명이 팀의 운명을 좌우한 팀도 있었다. 우승한 KT&G 역시 외국인 선수 몬타뇨가 MVP를 차지했고, 준우승을 한 현대건설도 역시 외국인 선수의 케니의 의존도가 높았다. 이 두 선수는 올 시즌 V리그 득점부문 1,2위를 차지했다.

3위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가 팀의 운명을 좌우했다. 시즌 초반 데려온 이브 메히야는 제 포지션을 찾지 못하며 GS칼텍스는 연패의 나락으로 빠졌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를 바꾸자 팀은 상승세를 탔다. 이브를 보내고 데려온 데스티니 후커는 가공할 공격력으로 GS칼텍스의 연승행진으로 이끌었고, GS칼텍스는 V리그 역대 최다 연승기록(14연승)을 경신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반면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믿었던 외국인 선수 카리나의 부진 속에 4위에 그쳤고, 구미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제니스는 밀라의 활약에도 최하위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흥국생명의 몰락

올 시즌의 화두는 바로 흥국생명의 몰락이다. 흥국생명은 작년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주포 김연경이 일본 JT마블러스로 떠나며 힘겨운 시즌을 예고했다. 시즌 개막전에서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에게 2-3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이내 곧 안정을 찾으며 GS칼텍스와 올 1월까지 치열한 3위 싸움을 이어갔다.

하지만, 악재가 찾아왔다. 올 시즌 감독으로 승격된 어창선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팀을 떠나고 코치였던 일본인 반데이라 마모루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승격된 것이다. 감독교체로 팀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였지만, 감독교체는 독이 되고 말았다. 한국 선수들과 일본 감독과의 사이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황연주에 의존한 공격패턴이 읽히며 팀은 역대 최다연패인 13연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 시즌 감독교체로 우여곡절 끝에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이었지만 올 시즌 흥국생명의 감독교체는 패착이 되고 말았다.

제6구단 창단할까?

시즌 막판 V리그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바로 여자부의 여섯 번째 구단이 창단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창단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는 기업은 바로 2009 국제배구대회의 후원사였던 IBK 기업은행이다. 금융공기업인 IBK기업은행은 한때 축구 야구팀을 운영하며 스포츠 분야에는 인지도가 있다. 내년 시즌 IBK가 정식 창단을 한다면, 고교 최대어라 불리는 박정아(남성여고)와 김희진(중앙여고)을 동시에 잡을 수 있고, 각 팀에서 보호선수 5명 외 1명을 데려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창단작업에 도로공사라는 변수가 나타났다. 도로공사는 내년 시즌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권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V리그를 떠나 실업으로 전환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과연 이러한 어려움들을 잘 이겨내고 내년 시즌 6구단 체제로 V리그가 개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우승을 차지한 KT&G, 현대건설의 케니, 흥국생명 (C) KOVO,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강운 기자]



반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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