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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엔트리 제출 D-1달, '예비 태극전사' 구도는?

기사입력 2010.04.12 09:05 / 기사수정 2010.04.12 09:05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남아공 월드컵 본선이 이제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 무대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태극 전사 엔트리 발표 마감 시한도 정확히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달 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뒤, 각 소속팀에 복귀한 선수 혹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다른 선수들은 저마다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며, 남아공행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꾸준히 좋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남아공행을 사실상 굳혀가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몇몇 선수들은 다소 주춤한 경기력을 보이며,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 일부 선수는 부상으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재활에만 매진하며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허정무호는 이미 지난 3월, 전체 엔트리의 90%가 어느 정도 판가름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엔트리 제출 시한인 다음달 12일까지 정확히 한 달 남은 가운데, 남아공 무대에서 활약할 '예비 태극전사'들의 성적, 그리고 엔트리 구도는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맑음 - '3월의 사나이' 박지성, '4경기 연속골' 이동국, 'J2리그 득점왕' 김보경…'남아공이 보인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캡틴 박' 박지성(맨유)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만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1도움)를 기록하며 팀 내부에서 선정하는 '3월의 선수'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늘 변함없는 공격력과 투지는 물론 최근 '멀티 플레이어 본능'이 돋보이면서 대표팀의 전술 운용에도 '행복한 고민'이 들게 할 정도로 상종가를 치고 있다. 팀 성적이 최근 부진하지만 박지성 개인의 상승세만 놓고 보면 허정무 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는 마냥 흐뭇할 수밖에 없다.

K-리그에서는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출전을 노리는 이동국(전북)의 '월드컵호' 승선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K-리그에서 4경기 연속 골을 터트리며 '킬러 본능'을 완전히 찾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국이 터트린 골 모두 팀의 운명을 결정짓는 골들이어서 한동안 '골 가뭄'에 시달렸던 허정무호에 '단비'같은 존재로 다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 등 한 달간 7경기나 치르는 강행군을 펼치지만 이 경기에서 꾸준한 상승세만 이어간다면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백업 요원' 가운데서는 일본 J2리그에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보경(오이타)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김보경은 주력 공격수가 아님에도 J2리그에서 5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며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J2리그의 환경으로 인해 '과소 평가'되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이 보여줄 것을 모두 보여주면서 좋은 컨디션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밖에 변함없는 경기력을 과시하며 소속팀이 리그 정상에 오르는데 일등 공신이 됐던 이영표(알 힐랄), 일본 J리그에서 무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이정수(가시마)와 곽태휘(교토), K-리그에 복귀해 팀의 3주 연속 1위에 견인차 역할을 해낸 김동진과 오범석(이상 울산), 빼어난 패스플레이를 통해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매 경기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성(포항), 10경기 연속 무패에 공을 세우고 있는 골키퍼 정성룡(성남) 등은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남아공행 승선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또,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이적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전급'으로 도약한 김남일(톰 톰스크), 변함없는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는 안정환(다롄), 소속팀의 선두권 도약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는 이승렬(서울) 등도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막판까지 온 힘을 쏟고 있다.

약간 흐림- 유럽파 3인방, '연속 실점' 이운재-강민수…'조금 불안하네'

대표팀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최근 소속팀 내 경기력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에서 뛰고 있는 3인방, 박주영(AS 모나코)-이청용(볼튼)-기성용(셀틱) 등을 들 수 있다.

박주영은 지난 2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하며 상승세에 있던 흐름이 다소 끊기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5경기 연속 골을 넣지 못하면서 주춤하고 있다. 감각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단계이고, 박주영이 부상을 당한 사이에 팀 분위기가 많이 침체해 이전만큼 공격 기회를 많이 얻지 못 하는 것도 있지만 몸놀림 자체가 여전히 무겁고, 주어진 기회를 한번에 살리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청용도 마찬가지다. 부상이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매 경기를 거의 풀타임 출장하다 보니 체력적인 면에서 서서히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최근 한 달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역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주영과 이청용은 그래도 잇따라 실전을 뛰면서 감각을 유지하고 있기에 그나마 나은 편이다. 기성용은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경질된 후, 이렇다 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며 3경기 연속 결장하고 있다.

경기에 뛰더라도 교체 출전해 겨우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수준일 뿐이며, 이렇다 할 강한 인상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리그가 6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역시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5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K-리그에서는 '확실한 주전 골키퍼'로 거론됐던 이운재(수원)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6경기에서 허용한 골만 14골로 경기당 2.3골에 달하며 다른 경쟁자들보다 낮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일단 신뢰하자'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있었지만 잦은 실점과 불안한 수비력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며, '경쟁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팀 동료이자 중앙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강민수의 부진도 함께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흐림, 그러나 내일은 맑음을 꿈꾸다 - '부상중' 설기현-염기훈, 역전 노리는 조원희-정성훈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월드컵 꿈을 접을 뻔했지만 피나는 재활로 꿈을 되살리려 하는 선수들도 있다. 

'설바우두' 설기현(포항)은 지난달 26일,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뒤 강원도 모처에서 재활에 매진하며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꿈을 불태우고 있다. 재활 경과도 좋아 빠르면 이달 말,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다. 이번이 아니면 월드컵 무대는 사실상 접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설기현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대표팀 훈련 도중 왼발등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염기훈(수원)도 경기도 용인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하며 감각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역시 이달 중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최종 엔트리 발표 전까지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허정무 감독의 요구를 그대로 실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지난 9일, 성남전에서 또다시 무릎을 다친 김두현(수원)도 포기하지 않고 월드컵행을 향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동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최근 활약을 바탕으로 반전을 노리는 선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위건에서 임대 복귀한 조원희(수원)는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주가를 높이고 있고, 정성훈(부산)도 리그 초반 득점포를 가동하며 허심(心)을 다시 잡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이제 주어진 시간은 단 1달. 부상이라는 '큰 적'과 싸우며, 마지막까지 의지를 불태울 '태극 전사'들의 운명이 어떻게 엇갈릴 것인지 벌써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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