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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신' 임재철, 그에게 주어진 2010시즌 첫번째 기회

기사입력 2010.04.11 04:56 / 기사수정 2010.04.11 04:56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중요한 순간에 잘 해줬다. 내일은 주전으로 기용하겠다."

10일 잠실 LG전에서 3-2로 승리를 거둔 후 두산 김경문 감독이 남긴 코멘트다. 5회초 대수비로 투입돼 6회말 무사 2,3루에서 짜릿한 역전 적시타를 때린 외야수 임재철을 두고 한 말이다.

규정상 각 팀의 감독은 다음날 경기의 선발 투수를 예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어떤 야수를 기용할지 미리 밝히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지금까지 한 차례도 선발로 투입하지 않았던 선수에 대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이날 임재철의 활약이 그만큼 만족스러웠다는 의미다.

지난해 임재철은 붙박이 주전 우익수였다. 1999년 데뷔 후 가장 많은 121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1리, 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타신'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수준급 송구 능력은 시즌 내내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개막에 앞서 미디어데이에서 김경문 감독은 이성열과 유재웅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두 명의 좌타자가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임재철은 직격탄을 맞았다. 그는 대수비로 7번, 대주자로 2번, 대타로 1번 경기에 나섰을 뿐 여지껏 선발 출장 기록이 없다.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니까요. 한 타석에서라도 감독님께 어필하고 싶었어요." 다른 선수의 주전 자리를 되찾아와야 하는 이의 절박함. 딱 그것이었다. 이번에 못하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함 때문에라도 더 집중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이어 그는 "작년에는 주전이었지만, 올해는 (유)재웅이도 있고…"까지 말하고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매번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구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해요"라고 덧붙였다. 불규칙한 출장 패턴을 경험하며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임재철은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듯 보였다.

11일 경기에 선발 기회를 주겠다는 김경문 감독의 발언을 전했더니 표정이 일순 밝아졌다. 그는 "내일 기회가 주어진다면…"에서 말을 멈추고 뭔가를 잠시 생각하더니 "늘 하던대로 할겁니다. 2번 타순이든 하위 타순이든 내 임무에 충실하고, 수비 잘 하면 되겠죠"라며 슬쩍 미소를 지어보였다.

임재철은 자신이 김동주나 김현수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고 말한다. 목표를 물어봐도 '감독님이 강조하시는대로 희생하는 야구를 하겠다'는 답이 돌아온다. '3할 타율'이나 '두 자릿 수 홈런'과 같은 흔한 목표조차 입밖에 잘 내지 않는다.

그러나 공수 양면에서 다양한 쓰임새를 갖춘 임재철의 팀공헌도는 스타급 선수들에게 견줘도 떨어진다고 말하기 어렵다. 롯데에서 데뷔한 후 삼성(2002)-한화(2003)-두산(2004) 등 여러 구단을 거친 것은 역설적으로 그가 그만큼 가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 임재철이 기회를 낚아챌 수 있을까. 그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개막 후 타석에서 노림수가 잘 맞아 떨어졌고, 요즘 컨디션이 특히 괜찮은 편이에요." 틀림없이 잘 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각오를 임재철은 감추지 않았다.

honey@xportsnews.com

[사진 = 임재철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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