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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의 화려한 부활, 그 원동력은 '끈기'와 '저력'

기사입력 2010.04.10 12:38 / 기사수정 2010.04.10 12:38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2002년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몰락의 길을 걸으며 5대 리그 자리조차 위험했던 분데스리가가 최근 유럽 클럽 대항전의 선전을 통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번 시즌은 바이에른 뮌헨과 함부르크가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4강에 진출하여 빅3 재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분데스리가가 빅3의 진입을 눈앞에 둘 정도로 부활한 것은 빅리그 중상위권 클럽들이 겨루는 유로파리그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으나, 그 이면에는 분데스리가 팀들의 '끈기'와 '저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즉, 위기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상대를 압박하며 승부를 뒤집은 상황이 많았고, 그러한 끈기와 저력을 바탕으로 상위 라운드에서도 선전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분데스리가의 '끈기'와 '저력'을 보여준 사례를 UEFA 랭킹 포인트가 높은 세 팀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1. 바이에른 뮌헨 (UEFA 랭킹 7위)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20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을 자랑하는 분데스리가의 절대강자이자 유럽의 명문으로 손꼽히는 팀이다. 2000/01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정점으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으나, 2004/05시즌 8강 진출을 계기로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분데스리가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바이에른 뮌헨의 저력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크게 드러났다. 보르도와의 2연전에서 연패를 거듭하며 조별 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던 바이에른은 유벤투스와의 맞대결에서 4-1로 대승하며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16강에서는 피오렌티나를 맞이하여 원정에서 열린 2차전에서 요베티치에 두 골을 내주며 탈락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르옌 로벤의 만회골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바이에른 뮌헨을 8강에 진출시켰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8강전에서는 1차전 경기 시작과 동시에 웨인 루니에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경기 종료 13분을 남기고 프랑크 리베리와 이비카 올리치의 연속골로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올드 트래프트에서 열린 2차전은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며 끌려갔음에도 불구하고 두 골을 만회하며 16강전과 똑같은 스코어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준결승 진출을 확정짓고 98/99시즌 결승전에서의 악몽을 씻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4강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아르옌 로벤은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하며 위기에 놓인 바이에른 뮌헨을 구해냈다.

2. 베르더 브레멘 (UEFA 랭킹 11위)

베르더 브레멘은 2003/04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토대로 5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며 유럽 최강팀들과 많은 경기를 치뤘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강팀을 상대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비록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으나, UEFA컵에서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아쉬움을 만회한 바 있다.

브레멘은 2008/09 시즌에 리그에서 10위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인터 밀란에 승점이 1점 뒤진 3위에 그치며 16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UEFA컵 32강전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AC밀란을 만나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디에구의 동점골로 간신히 무승부를 거두었고, 산 시로에서 열린 2차전은 파투의 기세에 밀리며 전반에만 두 골을 실점, 탈락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은 브레멘은 후반에 피사로의 두 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기록,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AC밀란을 탈락시키는 기적을 연출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AC밀란을 탈락시킨 브레멘은 UEFA컵 결승까지 진출하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샤흐타르에 1-2로 패배하며 UEFA컵의 마지막 우승을 놓쳤다.

DFB포칼 우승으로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에 진출한 브레멘은 16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발렌시아에 밀려 아쉽게 탈락하였으나, 마지막까지 끈기와 저력을 발휘하며 유로파리그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연출했다. 메스타야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고 돌아온 브레멘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다비드 비야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고전했으나, 마르코 마린을 중심으로 강력한 공격력을 발휘하며 스코어를 4-4까지 따라붙었다. 비록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1,2차전 합계 5-5 동률을 이루며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8강 진출에 실패하였으나, 브레멘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기와 저력을 발휘하며 팬들을 감동시키는 경기를 펼쳤다.

3. 함부르크 SV (UEFA 랭킹 12위)

82/83시즌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컵을 우승한 경험이 있는 함부르크는 06/07시즌 팀 역사상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된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에서 1승 5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탈락한 데 이어, 자국 리그마저도 20라운드까지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최하위로 추락, 팀 역사상 최초로 2부리그 강등의 위기에 놓였다.

토마스 돌 감독이 경질되고 훕 스티븐스 감독이 취임한 함부르크는 남은 리그 경기에서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며 7위로 시즌을 마감, 극적으로 인터토토컵 진출 티켓을 얻었고, 인터토토컵을 통해 UEFA컵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07/08 시즌은 16강전에서 레버쿠젠에 원정 다득점에 밀려 아쉽게 탈락하였으나, 08/09 시즌에는 갈라타사라이나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꺾고 4강에 진출하기에 이른다.

리그 최종전에서 트로쵸프스키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를 거둔 함부르크는 도르트문트를 밀어내고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하였는데,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함부르크는 원정에서 많은 실점을 하고도 중요한 순간에 만회골을 넣으며 토너먼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지난 시즌에 이어 연속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하여 UEFA 클럽 랭킹에서는 이번 시즌 4천억의 돈을 쓰며 갈락티코를 구축한 레알 마드리드를 밀어내고 1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게 되었다.

함부르크는 풀럼과의 4강전을 통과할 경우 홈에서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과연 그들이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바이다.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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