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09 03:07 / 기사수정 2010.04.09 03:07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챔피언결정전 2차전의 몬타뇨(KT&G, 레프트)는 몸 상태가 매우 좋아 보였다. 몬타뇨가 오늘 같이 잘한다면 상당히 부담스럽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의 말이었다.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KT&G 아리엘스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세트스코어 3-2(25-21, 25-20, 22-25, 23-25, 15-8)로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가 끝난 뒤, 패장인 황현주 감독은 40득점을 기록한 몬타뇨에 대해 위와 같이 평가했다. KT&G의 승리를 이끈 몬타뇨는 42.05%의 공격성공률에 49.72%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다. 홀로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진 그는 현대건설 진영을 사정없이 '맹폭'했다.
KT&G는 GS칼텍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3연승을 거두었다. 이렇게 일방적인 승리를 할 수 있었던 요인은 몬타뇨의 활약이 컸다. GS칼텍스의 이성희 감독은 "몬타뇨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공격에 물이 오른 몬타뇨는 좀처럼 막기 힘들다"고 혀를 내둘렀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뒤늦게 리그에 참여한 몬타뇨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46.75%의 공격성공률로 1위에 오른 그는 KT&G의 주포로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경기를 지켜본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인 조혜정 한국배구연맹 경기감독관은 "몬타뇨는 타점이 워낙 높기 때문에 막기가 쉽지 않다. 몬타뇨의 체공력은 국내 선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케니(현대건설, 라이트)와 몬타뇨의 스타일은 매우 이질적이다. 케니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기교파'라면 몬타뇨는 엄청난 타점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높은 타점을 활용한 공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몬타뇨의 위력은 더욱 배가된다.
조혜정 감독관은 몬타뇨를 막을 방법이 하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로 몬타뇨에게 올라가는 토스를 흔들어 놓는다는 점이다. 그는 "세터 김사니가 몬타뇨의 타점을 맞춰주기 위해 토스를 높게 올린다. 그것도 네트에 바짝 붙여서 올려주는데 이러한 토스가 나오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몬타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사니는 몬타뇨의 높이에 맞는 볼을 높이 띄워준다. 네트에 바짝 붙은 볼을 블로킹 위에서 때리는 몬타뇨는 상대 코트의 빈 공간도 확인하게 된다. 몬타뇨의 공격이 위력적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여기에 있다.
몬타뇨는 자신의 체공력을 이용해 높이 점프를 한 뒤, 김사니의 토스를 받아 상대 빈 코트에 내리꽂는다. 이러한 공격이 가능한 이유는 몬타뇨의 높은 타점과 이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려는 KT&G의 로테이션에 있다.
KT&G의 박삼용 감독은 "앞으로 펼쳐질 챔피언 결정전을 생각할 때, 몬타뇨가 편하게 공격할 수 있는 로테이션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혜정 감독관은 "국내 선수 중, 최고의 높이를 가진 양효진(현대건설, 센터)도 몬타뇨의 타점 높은 공격에 힘겨워하고 있다. 몬타뇨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김사니가 몬타뇨에게 공격하기 좋은 볼을 올려주지 못하도록 흔들어 놓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은 1차전에서 케니와 한유미(현대건설, 레프트)의 선전으로 먼저 1승을 챙겼다. 하지만, 1차전에 비해 공격 집중력이 좋아진 몬타뇨를 막지 못하고 2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프로 출범 이후, 첫 우승을 노리고 있는 현대건설이 반드시 넘겨야 할 대상 중, 하나가 바로 몬타뇨이다.
반면, KT&G의 장점은 '잘 터지면 알고도 막기 어려운' 몬타뇨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삼용 감독의 말대로 몬타뇨의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로테이션을 돌리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몬타뇨를 지원사격할 국내 선수들의 분전도 절실하다. KT&G는 몬타뇨 외에 '백전노장 센터'인 장소연(KT&G, 36, 센터)의 선전이 돋보였다.
몬타뇨가 아무리 뛰어난 타점과 공격력이 있어도 김사니가 올려주는 높고 안정된 토스가 없다면 힘을 잃고 만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몬타뇨의 위력적인 공격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몬타뇨, KT&G 아리엘스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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