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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산동전서 명분과 실리 잡을까

기사입력 2010.03.29 08:01 / 기사수정 2010.03.29 08:01

한문식 기자

- [챔스맨] 2010 AFC 챔피언스리그 32강 H조 4차전 : 산동 루넝 VS 포항 스틸러스

[엑스포츠뉴스=한문식 기자] 16강을 향한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이 시작되었다. 

CSL(차이나 슈퍼리그)의 강자 산동 루넝과 K-리그 전통의 강호 포항의 대결이 바로 그것이다. 3R를 기점으로 H조는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의 3연승 아래 포항과 산동이 수 싸움을 하는 형국이다.

지난 3R에서 산동을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은 노병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아주 힘겹게 산동을 눌렀다. 하지만, 산동은 1-0 패배에도 한결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바로 K-리그 팀의 지옥인 홈 구장에서 4R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2007년 성남도, 작년 서울도 산동 원정에서는 무기력하게 패배를 당하며 산동에게 승점 3점을 바쳤었다. 산동은 지난 27일 개막한 CSL 개막전에서 항저우를 4-2로 격파하며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포항전에 대비한 화력정비도 마쳐놓은 샘이다. 

산동은 이번 홈경기가 매우 중요한데, 현재 승점 3점으로 포항에 딱 승점 3점이 뒤처져 있기에, 이번 경기를 그르치면 작년과 같은 조별예선 탈락의 쓴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득점 3실점의 극심한 공수 불균형의 문제로 -2 득실을 기록중인데, 이번 포항전에서 2골 차 승리를 거둘 경우 순위까지 바꿀 수 있기에 산동으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경기다.

이에 맞서는 포항도 이번 산동 원정에 중요성을 알기에, 지난 K-리그 5R 서울전에서 '2진'을 투입하며 이번 원정경기를 신경 쓰고 있다. 포항은 이번 산동 원정에서 승점 1점 이상을 따내면 향후 행보가 탄탄하다. 하지만, 승점 1점을 따내려고 지난주 K-리그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다. 

포항이 원하는 승점은 3점이다. '천적' 애들레이드에 개막전에서 덜미를 잡혔지만, 애들레이드도 포항의 홈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고, 리턴매치에서 승리하면 조 1위까지 바라볼 수 있기에 포항으로서도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빅매치에 2진급을 투입한 면죄부를 받기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포항이다. 만에 하나 그르치기라도 한다면 지난주 패배까지 더하며 팬들의 비난을 면키 어려운 포항이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요하다.

나란히 16강 진출의 사연을 안고, 격돌하는 산동과 포항의 경기는 오는 30일 오후 8시 30분(현지시각 19:30) 산동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 '챔스본능'이 승부 가른다

챔스에 최적화된 두 골잡이가 맞붙는다. 먼저 소개할 '산동맨' 한펑은 산동이 자랑하는 골잡이다. 2002년 산동의 져지를 입고 줄곧 산동만을 위해 뛰어온 한펑은 리그 통산 139경기에서 57골을 잡아낸 알아주는 골잡이다. 2006년부터 승선한 대표팀에서는 29경기 10골로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공격수이다. 페널티 지역에서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은 한펑은 지난 CSL 개막전 항저우 전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을 성공시키며 개막전 축포를 터트렸다. 

챔스에서의 성적도 준수하다. 2007년에 2골, 작년에는 3골을 집어넣었고, 올해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전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점점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나 작년 서울을 상대하며 홈경기에서 1골을 넣으며 서울을 침몰시켰다. 지난 포항원정에서 풀타임으로 뛰며, 후반 막판 페널티킥까지 얻는 데 성공하며 활약한 한펑은 덩 주오샹의 실축으로 승점까지 한꺼번에 날린 아쉬움을 이번 경기에서 털어버리려 한다.

이에 맞서는 노병준은 지난 산동전의 히어로다. 전반 5분 만에 장기인 프리킥으로 산동의 골문을 열었는데, 그 골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골 에어리어 정면에서 날린 프리킥은 산동의 크로스바를 맞고 선제골이자 결승골로 경기는 끝이 난다. 올 시즌 K-리그 2경기 1골, 챔피언스리그 3경기 1골로 슬슬 몸을 끌어올리는 노병준은 지난 서울원정에서 제외되며 일찌감치 산동전에 대비했다. 작년 챔피언스리그 MVP이기도 한 노병준은 챔스에서 공인받은 킬러이다. 작년에 챔스에서 넣은 골이 4골인데, 몰아치기는 없었지만, 결승전을 포함해 고비처마다 한방씩을 터트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데닐손과 스테보(이상 분요드코르)에 부족한 포인트였지만, 순도 면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주최 측은 노병준을 MVP로 뽑은 것이다. 사실상 16강 티켓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번 경기에서도 노병준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가운데, 누가 더 뛰어난 '챔스본능'을 발휘할지 지켜보자.

▶ 순도 높은 실탄제공자

8시즌 간 분데스리가(독일)의 쾰른과 함부르크에서 활약한 바 있는 산동의 핵심 미드필더 로다 안타르(Roda Antar). 레바논 현역대표로 A매치 28경기 14골로 득점력이 있는 미드필더다. 산동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대표팀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는 안타르는 작년에 산동에 입단하였다. 

작년 27경기에서 2,353분간 활약하며 7골을 넣어 성공적으로 리그데뷔를 마친 안타르는 이반코비치(크로아티아)체제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챔스 3경기는 물론 지난 항저우와의 개막전까지 소화했기 때문이다. 항저우전에서는 73.3%의 높은 패스성공률과 왕용포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하며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뛰어난 실탄제공자 역할을 하였다. 지난 포항전에서는 45분가량 뛰며 재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4R가 홈경기에서 치러지는 만큼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는 '영일만 지단' 김재성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뛰어난 미드필더다. 테크닉과 패싱력이 좋고, 결정력도 스트라이커 못지않고, 체력까지 좋으니 그야말로 포항의 팔방미인이다. 올해 허정무 호에 발탁되며 5경기에서 2골을 넣는 등 대표팀 경쟁에서도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K-리그 통산 145경기 9골 14도움을 기록중인 베테랑 미드필더 김재성은 지난 3R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우리가 왜 아시아의 챔피언인지 입증하겠다"고 말했고, 실력으로 입증해 보였다. 뛰어난 공수전환과 게임조율능력이 탁월한 김재성은 작년 텐진 테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어려운 경기를 치렀는데, 0-0으로 승점 1점을 따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홈에서는 좋은 경기를 했지만, 이번 경기를 그르치면 다시 원점으로 혹은 하위권으로 쳐질 수 있기에 김재성이 이번 경기에서도 제 몫을 해주어야 한다.

현역 대표이자 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인 안타르와 김재성의 맞대결은 즐거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한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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