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한국팬 눈에는 이상해보이는 이치로

스즈키 이치로라는 일본 출신 메이저리거는 많은 팬들을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거느리고 있다.

이치로는 매우 조용한 스타일의 선수였다. 그는 요미우리 출신 마쓰이(양키즈)처럼 팀에 의해 인기를 얻은 것도 아니고, 언론과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  순수하게 실력만으로 지금 자신의 명성을 쌓아온 선수다. 일본에 있을 때도 딱히 지금에 와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는 자기보다 연상인 방송인과 결혼한것. 그 이외에는 그다지 언론에 자신을 비추는 선수도 아니고 그라운드에서 악동도 아니었다. 오히려 언론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감독이나 팀 동료들과 불화를 일으키지 않았다. 자신의 실력에 비해 너무나도 조용한 선수였던 것이다.

이러한 성격은 메이저리그에 와서도 달라지지 않아 그가 지금껏 메이저리거 생활을 하면서 만든 기억에 남는 사건은 겨우 감독과의 불화설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감독과의 불화설은 수없이 반복되는 사건으로 이러한 사건들을 책으로 쓴다면 백과사전 두께로 나올 정도로 감독과 불화설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항상 이러한 사건들은 공식적인 사과나 트레이드 등으로 마무리 되는데, 이치로의 경우는 감독이 '이치로의 플레이를 존중한다'는 인정과 자신도 '오해를 풀었다'는 발언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던 그가 이번 WBC, 특히 한국전에 이상하리만큼 집착을 보인다. 이치로의 30년 망언 전날만 해도 선동렬을 먼저 찾아가서 인사를 했고 예의바른 이치로라는 언론 보도가 있을 정도로 이치로는 그의 타격 스타일이나 외모처럼 깎듯하고 바른 스타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30년 발언 이후 이치로를 보는 국내 팬들의 시선은 달라졌다. 단순 말 실수였겠지, 아니면 언론에서 이치로의 말을 부풀렸겠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한국전에 패배한 이치로는 '굴욕적'이라는 표현을 썼고 두번째 패배가 있었던 날에는 '인생 최대의 굴욕적인 날이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 날밤 샌디에고로 이동하라는 오 사다하루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LA에 남아서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이 운좋게 준결승에 올라가게 되자 이번에는 같은 팀에게 '세번은 질 수 없다' 라는 발언으로 승리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

물론 프로 선수가 승리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언제나 정상에 있었던 이치로였기에 패배는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눈이 아닌 상대국인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무엇인가 유쾌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우리 대표팀의 인터뷰를 보면 겸손함이 지나쳐 예의가 바를 정도다. 김인식 감독의 인터뷰의 내용은 일본을 이겼지만 '아직은 멀었다', '운이 좋았다' 정도이고  다른 선수들의 인터뷰를 들어봐도 특별히 일본을 지칭하는 말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 하는 말 정도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러나 지금껏 두번의 대결 이후 이치로의 인터뷰를 보면 한국에 대한 칭찬이나 그 흔한 립서비스조차 없다. '운이 없었다', '오늘 컨디션은 별로 였다' 라는 말들을 주료 사용했으며 '한국팀의 플레이가 오늘은 우리보다 좀 더 좋았다' 정도의 말은 할 법도 한데 이치로의 인터뷰는 어느 스포츠 인터뷰에서 듣기 힘든 '굴욕'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아닌 두번이나 내뱉었다.

이치로는 현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이다. 그렇다 보니 언론으로부터 집중조명 되고 있는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알고 있던 이치로는 전혀 다른 태도로 우리들 앞에 있어 많은 한국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30년 발언은 단지 말실수인가? 굴욕적이라는 말은 경기 내용에 대해서 한말인가 아니면 한국에게 진것을 의미하는가? 2라운드 파울볼을 잡지 못하고 화를 내는 것은 자신에 대한 질책인가 아니면 한국팬으로 보이는 관중들에 대한 불만인가? 또 경기 패배 후 카메라에 잡힌 분노 어린 눈과 짧은 외침은 단순히 준결승에 떨어 질거 같은 자신의 팀과 자신의 플레이의 불만에서 나온 화풀이인가? 아님 또 다시 한국에게 져서 낸 화풀이인가?

이치로는 한국을 싫어하나? 아니면 한국 야구는  일본보다 한수 아래로 생각하는건 아닌가? 이 모든 사실들은 이치로 자기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김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