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배우 신성록이 '퍼퓸'을 통해 남자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주인공이었다.
신성록은 '별에서 온 그대', '리턴'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악역을 맡으며 대중에게 '악역 잘하는 배우'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KBS 2TV 월화드라마 '퍼퓸'에서는 달랐다. 까칠한 인물이긴 했지만 악하지 않은, 순애보까지 있는 남자주인공이었다.
악역을 하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신성록에겐 남자 주인공을 처음으로 맡은 작품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최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그는 "모든 배우들은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황후의 품격'도 그렇고 '리턴'도 그렇고, 책임의식에서 벗어난 적은 없다"며 "제가 1번이라 부담이 된다기보단 작품을 할 때마다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작품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부분도 있다. 체중 감량을 한 것. "작품 시작할 때 일부러 뺐다"는 그는 "중간부터는 (음식을) 먹고 싶어도 스트레스가 있으니까 많이 안 먹었다. 그게 유지가 된 것 같다"며 "제가 비수기 때 84kg 정도인데 78kg까지 뺐다"고 말했다.
신성록에게 '퍼퓸'은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대사량도 어느 작품보다 많았고, 같지만 다른 인물을 연기한 고원희, 하재숙과 함께하며 촬영 분량 역시 많았다. 이날 신성록은 기력이 없어보인다는 질문에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리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대사) 양이 많은 역할은 처음이다. 노동 시간 때문에 한 팀은 어느 정도 (촬영을) 하고 가지만, 저는 그 다음 팀이 와서 계속 찍는다. 안 그러면 방송을 낼 수 없으니까. 대사로 많은 부분을 설명하는 그런 캐릭터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작가님이랑 이야기를 했는데, 서이도라는 캐릭터가 보통 로코 여자주인공 같다. 그 정도로 여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랑 비슷했다. 지고지순하고 그랬다. 캐릭터상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며 "원 없이 연기를 했다"는 말을 더했다.
고원희, 하재숙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 질문에 신성록은 "너무 좋은 배우들이었다"며 "고원희 씨는 어린 후배인데도 유연하고, 연기를 잘하더라. 대본 해석이 다를 수 있는데 그것도 스펀지처럼 받아들여줬다. 하재숙 누나와도 호흡이 좋았다"고 짚었다.
시청률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퍼퓸'은 월화극 1위로 출발했으나 상승세를 그리지 못해 MBC '검법남녀2'에 밀렸던 바. 신성록은 "아쉬움이 없진 않다"고 솔직한 마음을 꺼냈다. 이어 "초반에 잘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대단히 잘 되진 않아도, 잘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거기서 정체되고 왔다갔다 하더라. 아쉽지 않은 건 아니다. 잘 됐으면 좋았을 거다"고 말했다. "물론 아쉽지만 좋다"고도 밝혔다.
'퍼퓸'을 마친 신성록은 하반기 SBS 새 드라마 '배가본드'로 돌아온다. '배가본드'는 '퍼퓸' 출연 전부터 촬영했던 작품. 그는 "악역은 아니다. 국가 비리에 불응하는 국정원 팀장"이라며 "그 전과는 조금 다른 역할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예고했다.
'리턴', '황후의 품격'에 '퍼퓸', '배가본드'까지 지난해부터 신성록은 쉼 없이 달려왔다. 이에 그는 "이번엔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배가본드'가 촬영지도 많고, 해외 로케이션도 많고, 계절감도 맞춰야 해서 1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황후의 품격'을 했다"며 "이제 조금 머리를 비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휴식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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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