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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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자 '세올'

기사입력 2006.03.03 01:06 / 기사수정 2006.03.03 01:06

이철규 기자
'위기의 남자' 세올


최근 설기현의 부진과 대표팀의 전략변화는 2006년 월드컵 주전 멤버 ‘세올’의 위치를 장담할 수 없게 하고 있다. 2002년 대표팀에게 소중한 골과 성실함으로 빼놓을 수 없는 영광의 멤버였던 그가 왜 흔들리고 있는 것인가? 그 이유를 살펴보자.

설기현의 장점은 크게 다섯 가지를 꼽을 수 있는 데, 공격에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offensive all-rounder라는 것과 빼어난 크로스와 유럽에 통하는 돌파, 성실함과 체력이다. 이런 다양한 장점의 설기현이 왜 흔들리는 가? 그 이유는 벨기에에서의 선수생활 당시의 부상 뒤부터 떨어진 득점력과 대표팀에서 요구하는 측면 공격수의 역할 변화다.


위기의 원인 그 첫 번째 '부진'

최근 소속 클럽에서 거의 출전하고 있지 못한 설기현은 경기를 풀어나가는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변화에 실패한 뒤, 다시 오른쪽 측면에 기용되다 이제는 어느 쪽에서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고 있지 못하다는 평이다. 중앙 공격수로서는 낮은 득점력,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는 소심함이, 측면에서도 4-4-2 포메이션에서 요구하는 측면 미드필더로서는 먼가 맞지 않는 모습인 것.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선 한국에서는 당연시 되는 멀티 플레이어가 가지는 양면성 때문이 아닐까?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그 선수가 어릴 때부터 재능을 보이는 부분에 집중, 특화시켜 그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를 만드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다양한 위치에서 고른 능력을 요구하는 '멀티 플레이어'를 지향한다. 일장일단이 있는 문제지만 멀티 플레이어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부진에 빠졌을 경우, 헤어 나오는 게 스페셜리스트에 비해 더 어렵다는 것은 현재 설기현의 원인모를 부진의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달라진 대표팀의 전략

현재 대표팀은 극단적인 수비전략을 사용하며, 측면 공격수에게 과도한 수비부담을 지워주던 2002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측면 공격수의 공격과 골 결정력이 중요한 공격옵션인 상황이 설기현을 더더욱 조급하게 만들고 이TEk.

벨기에서 부상당한 뒤 생긴 나쁜 버릇과 떨어진 득점력은 이을용이 측면 공격수의 수비부담을 김동진과 함께 덜어주며, 공격에 전념하게 했을 때 과연 설기현이 정경호나 박주영 보다 더 높은 골결정력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점을 제시하게 만든다.

이을용이 예전에 비해 경기를 풀어가는 센스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과 설기현과 함께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크로스를 보유한 선수라는 점은 점점 그의 필요성을 낮게 만든다. 성실함과 수비력 역시 필요하지만, 현재의 대표팀은 2002년 보다 중앙을 더욱 단단하게 가져가며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공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낮아진 크로스의 비중과 낮게 깔리는 크로스가 그 반증.

대담한 기현씨가 필요해!

설기현은 소심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경기에 있어 이타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다보니 아예 경기장 안에서의 성격이나 패스를 남에게 양보하는 데 익숙해져버린 것. 이천수가 프리메라 리가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보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것처럼 좀 더 자신감으로 ‘마인드 콘트롤’을 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설기현은 한국 대표팀에 있어 놓치기 아까운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이영표와의 호흡, 좌우중앙 모두 유럽선수들과의 몸싸움에 지지 않으며 90분 내내 뛸 수 있는 체력과 성실함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공격 역시 날카로운 크로스와 시야는 부족함이 없지만 이것을 활용하는 설기현의 마음가짐이 좀 더 적극적이 될 필요가 있는 것.

소속클럽에서의 부진을 씻고 독일에서 활약할 '세올'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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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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