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첫 드라마인 MBC ‘봄밤’에서 정해인의 현실 친구로 나와 짧지만 눈에 띄는 존재감을 톡톡히 남겼다. 배우 임현수 이야기다. 이정인(한지민 분)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는 친구 유지호(정해인)와 선배 권기석(김준한) 사이에서 곤란한 최현수 역할을 현실감 있게 소화했다.
“오래 연락하지 못한 그리웠던 사람들에게 연락이 많이 와 기뻐요. 옛날에 친했는데 바빠서 소원해진 사람들이 TV에 제가 나온 걸 알고 안부를 물을 때 뿌듯하고 연기하는 보람이 있더라고요. 부모님을 포함해 지인들은 TV에 나오는 절 보고 이상하다고 적응이 안 된다더라고요. 어머니는 TV를 사진으로 찍고 신기해하세요. 어떤 친구는 밥을 먹다가 제 목소리가 나와 깜짝 놀랐다고 하고요. 저 역시 제 대사가 나오면 한 번 더 해봐요. 재밌더라고요.” (웃음)
시청자의 반응도 언급했다. 가벼운 입으로 화를 자초하기도 하지만 지호에게 힘이 되는 캐릭터인 만큼 귀엽게 봐줘 감사하단다.
“극중 이름이 현수고 제 이름도 현수여서 사람들이 (최)현수를 욕하면 날 욕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극중 캐릭터를 욕하는 거니까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하니 감사하더라고요. 시간 날 때마다 반응을 가끔 봐요. 현수가 되게 입이 가벼운데 지호를 생각하잖아요. 시청자분들이 그런 현수의 마음을 알아줘 현수가 실수해도 귀여워해 주는 거 같아 기뻐요.”
임현수에게 ‘봄밤’의 결말을 물었다. “모두가 납득할 결말”이라고 귀띔했다.
“제가 생각하는 ‘봄밤’은 사람이 뭘까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는 것 같아요. 사람도 그렇고 우정도 그렇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고 살았던 부분이 있잖아요. 시청자분들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잘 봐주시고 최현수의 모습도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봄밤’으로 이제야 연기의 첫발을 뗀 만큼 아직 임현수에 대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 나이로 27살,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한 그는 차분하고 진지한 말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영화 ‘그놈 목소리’를 푹 빠져서 봤거든요. 영화나 드라마가 내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구나 했고 많은 감정을 느꼈어요. 이를 계기로 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막연했죠. 학창 시절 몇 번 길거리 캐스팅이 됐는데 부모님, 특히 아버지가 무섭게 반대해서 엄두를 못 냈어요. 이후 아버지의 사업과 관련된 지질학을 전공했어요. 부모님이 원하는 인생을 살다가 이제 저도 성인이고 더는 안 될 것 같아 연기를 하고 싶다 말씀드렸어요. 군대에 먼저 가라고 해서 해병대에 지원했고 운이 좋게 합격했어요.”
배우의 꿈을 또 한 번 미뤘지만 열정은 더 커졌다. 해병대에서 본 드라마 ‘불야성’의 정해인을 보면서 연기에 대한 꿈에 불을 지폈다.
“정해인 선배님의 이름조차 모를 때였어요. 화면에 나오는 모습만 보고 좋은 배우일 것 같다 싶어서 바로 찾아봤어요. 나도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 같이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아 전역하기 석 달 전부터 열심히 살을 빼고 전역 후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는데 여전히 반대했어요. 학과, 공부, 이 길이 너무 안 맞는다고 얘기하고 잘 나온 학점을 보여드렸어요. 싫은 것도 이만큼 해냈으니 좋아하는 것도 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지난해 초에 허락을 맡았죠. 바로 FNC 공개 오디션을 보고 운이 좋게 합격했어요. 올해 초까지 연습하고 3월에 ‘봄밤’에 캐스팅돼 첫 데뷔작이 됐어요.”
이제 시작이지만 부모님의 반대도 이겨낸 만큼 더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아버지가 정말 기뻐하세요. 무뚝뚝한데 좋아하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제 사진을 메신저 프로필로 하고 상태 메시지에 아들이 ‘봄밤’에 나오니 시청 부탁드린다‘고 써놓고요. 감동이에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캐스팅되기 전까지 불확실한 시기 동안 아버지가 단 한 번도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걱정 한번 하지 않았어요. 묵묵히 믿어줘 감사해요.”
첫 단추를 순조롭게 끼운 임현수의 목표는 그가 시종 강조한 ‘진심’을 지닌 배우다. '운이 좋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운 또한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임현수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중과 만날지 기대해본다.
‘봄밤’에 들어가기 전에는 여러 가지 꿈이 많았어요. 믿고 보는 배우, 남들에게 존경받는 배우 그런 걸 상상했거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결국에는 진심이 가장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남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 걸 생각하지 않고 나 자신에 대해 진심으로 솔직하게 임할 때 내가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해요. 진심으로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첫 계단을 밟았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고 싶고요. 그 하나하나가 배움이 될 것 같고 소중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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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