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02 07:57 / 기사수정 2010.03.02 07:57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는 빙상 전 종목에 걸쳐 메달을 고르게 따내며 '빙상 강국'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실외 경기, 설상과 썰매 종목에서는 올림픽 참가에만 의의를 둬야 했다. 진정한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일단 한 걸음 다가서기는 했지만 설상, 썰매 종목에서의 부진은 앞으로 한국 스포츠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설상 종목에서는 12명의 선수가, 썰매 종목에서는 6명의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성적은 모두 정상권 수준과 거리가 멀었다. 그나마 봅슬레이가 4차 레이스 결선까지 올라 19위에 랭크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실내에서 경기가 열려 연중 내내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한 빙상과 다르게 눈이 있어야 경기를 할 수 있는 설상, 썰매 종목은 국내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훈련을 치러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눈이 있는 해외를 찾아다니며 훈련을 한다고 하지만 국가적인 지원이 미미하다보니 선수가 직접 돈을 들여가며 훈련하고 대회에 나서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나마 국내에 있는 경기장조차 이용, 관리 비용 등을 내세워 제대로 이용할 수도 없어 시설을 활용해야 할 선수들이 오히려 이용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층이 얇아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스키점프는 1990년대 중반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4명의 선수가 10년 넘게 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스키 활강 부문에서는 등록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이번 올림픽 출전으로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이채원(하이원)의 크로스컨트리 역시 뒤를 이을 선수가 없다. 꾸준한 지원과 과감한 투자만이 양질의 선수가 키워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에 불과한 것은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체계적인 훈련과 과감한 투자로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스피드 스케이팅처럼 설상, 썰매 종목 역시 꾸준한 관심, 투자가 잇따른다면 충분히 '전략 종목'으로 육성돼 동계올림픽 새 효자 종목으로 거듭날 수 있다. 국내 스키 인구가 수백 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좋은 선수들이 잇따라 발굴된다면 충분히 이 종목들도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봅슬레이, 스키점프를 비롯해 20살의 어린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소중한 첫 걸음을 내딛은 모굴 스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우리가 새롭게 기대해볼 만 한 종목들로 꼽힌다. 특히, 이들 종목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꾸준하게 국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한국 역시 메달을 노려볼 만 하다.
그밖에도 이번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지만 정밀함을 요구하는 종목으로 양궁과 비슷한 컬링도 기대해볼 만 한 '새 전략 종목'으로 거론된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문제는 관심과 지원이다. '빙상 강국 코리아'에서 '동계스포츠 강국 코리아'로 거듭나기 위해 설상, 썰매 종목에 대한 획기적이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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