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02 07:52 / 기사수정 2010.03.02 07:52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빙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어도 빛나는 투혼으로 의미있는 모습을 보인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질적인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이들의 활약을 많은 사람들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메달을 따내지 못한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주목받은 선수는 바로 '썰매 종목의 개척자' 강광배(강원도청)가 이끄는 봅슬레이였다. 강광배, 김정수, 이진희, 김동현으로 구성된 봅슬레이 팀은 4인승 종목에 출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4차 레이스 결선에 오르는데 성공, 19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특히, 21위로 4차 레이스 진출이 좌절된 일본을 제치는 목표 달성을 해내면서 '작은 기적'을 일궈냈다.
팀이 꾸려진 지 1년도 채 넘지 않은 상황에서 봅슬레이팀은 많은 고생을 겪어야 했다. 국내에 제대로 된 훈련 시설조차 없어 해외를 전전해야 했다. 하지만 봅슬레이팀은 힘겹게 4인승 출전권을 따낸 뒤, 태극기가 달린 썰매를 타고 꿈의 무대, 올림픽 출전을 이루면서 그간의 설움을 날릴 수 있었다.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큰 관심을 받은 스키점프는 개인전 노멀힐, 라지힐 두 개 종목에서 김현기, 최흥철(이상 하이원)이 결선 1라운드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비록, 역대 개인전 최고 성적인 결선 2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결선에 오른 이들의 성과는 분명히 눈부시고도 남았다. 목표했던 단체전 출전이 좌절돼 다소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질 뻔도 했지만 10년 넘게 다져온 동료 의식으로 이를 극복해낸 스키점프팀의 이번 경험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더 멀리 나는 꿈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다.
한 종목에 유일하게 출전해 가능성을 확인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모굴 스키의 서정화(남가주대)는 예선에서 21위를 기록해 지난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윤채린이 기록했던 30위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또, 스노보드의 김호준(한국체대)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무대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좋은 경험을 쌓았다.
'설원 위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선수들, 그리고 '썰매 종목' 루지와 스켈레톤 선수들의 투혼도 있었다. 비록 성적은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비인기 종목'에 도전자를 자처하며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당당히 누빈 그 모습만으로도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메달권 기록에 상관없이 이들은 자신만이 세운 목표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해낼 것이다. 비록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에 나섰음에도 '일등만을 기억하는 현실'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4년간 힘들게 준비해 어렵게 관문을 뚫고 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도 메달리스트만큼 이들의 개척자 정신, 도전 의지에도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서 동계스포츠의 희망을 보여주는 이들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이 필요할 때다.
[사진ⓒ두근두근 Tomorrow 제공]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