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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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30G 무실점 끝' 하재훈 "후련할 것도 없어요, 덤덤해요"

기사입력 2019.06.25 18:04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31경기 만에 나온 실점, 분하고 허탈한 기분이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기록이 깨졌기 때문은 아니었다.

하재훈은 지난 23일 문학 두산전에서 팀이 3-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있던 9회초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마운드에 오른 하재훈은 선두 최주환에게 7구 끝 볼넷을 내줬고, 김재환에게 초구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무사 1·2루 상황 위기에서 오재일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1실점했다. 4월 4일 문학 롯데전부터 이어온 30경기 연속 경기 무실점 행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하재훈이 무실점을 이어갔다면 역대 최다인 오승환의 31경기 연속 무실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비록 무실점 기록은 깨졌지만, 하재훈은 박세혁 희생번트, 허경민 볼넷으로 맞은 1사 만루 위기를 국해성 삼진과 류지혁 1루수 땅볼로 막아내면서 팀의 승리를 지키고 시즌 17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하재훈은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이기는 게 더 중요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말했다. 숫자는 하재훈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후련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후련한 건 없다. 내가 잡고 있던 게 없다. 덤덤하다"고 대답했다. 약 세 달만에 자신의 앞에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밟는 못습을 본 하재훈은 "조금 느낌이 이상하기도 하던데, 서슴 없이 들어가더라"며 웃었다.

유독 아슬아슬했던 경기, 하재훈은 "1점 준 뒤에 오히려 제구가 더 잡혔다. 기록을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아마 내면에서 신경이 쓰이지 않았을까"라며 "실점하고 약간 허탈한 기분도 있었고, 분하기도 했다. 라이벌이라면 라이벌인 두산이지 않나. 신기록은 물건너갔어도, 기록은 상대가 가져가도 무조건 경기는 안 내준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끝낸 뒤 포효의 의미였다.

다른 아쉬움도 있었다. 23일 SK는 희귀 질환 환아를 지원하고 응원하는 '희망더하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수들이 예지, 서진, 현아의 이름을 달고 경기를 치렀다. 하재훈 역시 예지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받았으나 정신이 없던 탓에 기존 유니폼을 입었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하재훈은 "유니폼을 못 챙겨입어서 예지한테 미안하다. 나중에라도 기회가 된다면 홈경기에서 예지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무실점 기록이 끝났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 하재훈은 이제 세이브라는 다른 기록에 대한 목표를 바라본다. 하재훈은 "마무리는 결과를 미리 상상하면 안될 것 같다. 내가 점수를 주면 뒤집힌다고 생각하면 부담감을 가질 수 있고, 내가 던지면 이기겠다라고도 생각하면 나태해질 수 있다. 한 타자, 1구 1구에 집중하는 게 마무리가 해야할 일"이라며 "세이브라도 잡아보겠다"고 다시금 각오를 다졌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SK 와이번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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