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2.17 09:12 / 기사수정 2010.02.17 09:12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16강 징크스는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올림피크 리옹의 홈구장인 제를랑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리옹이 레알 마드리드를 1-0으로 꺾으며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 리옹은 후반시작 2분 만에 장 마쿤이 페널티지역 왼쪽서 오른발로 때린 슈팅은 골문 상단을 갈라 득점으로 연결됐다.
리옹은 무서운 공격력의 레알 마드리드를 완벽히 틀어막으며 다시 한번 레알 마드리드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페예그리니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리옹의 중원을 이루는 마쿤과 툴라랑의 강한 중원을 의식하여 카카와 호날두를 양 측면에 위치시키고, 중원에는 그라네로와 알론소, 마하마두 디아라를 기용하여 리옹을 공략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라네로는 수비적인 면에서 전혀 기여를 못했고, 믿었던 알론소마저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며 리옹에 경기의 주도권을 넘겨주었다. 리옹은 중원을 점령한 후 양측면의 델가도와 고부에게 공을 연결, 스트라이커인 리산드로 로페즈에게 득점 찬스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레알 마드리드의 레프트백으로 선발 출장한 마르셀루는 전반전 내내 고부의 공격에 밀리면서 리옹에 공격 기회를 내주었다. 반면, 수비에 전념하는 레프트백에 비하여 공격에 참여해야 하는 레알의 라이트백 역할을 맡은 아르벨로아는 공격적인 면에서 아쉬운 면을 보이며 페예그리니 감독의 기대를 저버렸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후반전에 들어가며 마르셀루대신 센터백인 가라이를 투입한다. 라모스를 라이트백 자리에 위치시키는 대신 아르벨로아를 왼쪽에 위치시켜 고부를 마크하려는 심산이었으나, 아르벨로아 역시 고부를 막는 것엔 역부족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중원 미드필더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임과 함께 양쪽 측면이 무너지면서 리옹에 많은 기회를 주었고, 후반 이른 시간에 장 마쿤에게 중거리 슈팅에 의한 득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리옹의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레알 마드리드가 믿었던 카카, 호날두, 이과인의 공격진은 리옹의 강한 미드필더진의 압박과 함께 크리스와 붐송의 철벽같은 수비에 막히며 동점골을 만드는 데 실패하였다. 이과인과의 교체로 투입된 벤제마는 친정팀을 상대로 20분간 움직였으나 득점을 만드는 것엔 무리였다. 반면, 리옹은 굳건한 수비아래 오른쪽 측면을 맡은 고부의 활약이 빛났다. 고부는 리옹의 역습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에 혼란을 가져오며 레알 마드리드가 공격에 전념할 겨를을 만들지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로선 완패했다고밖에 평할 수 없는 경기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팀의 살림꾼이라 할 수 있는 라쓰를 출장시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라쓰가 현재 누적 옐로카드가 2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누적 경고가 3장일 경우 한경기 출장 정지를 당하는 조항으로 인해 페예그리니 감독은 경고가 잦은 라쓰를 1차전 원정이 아닌 2차전 홈경기에 투입하기 위함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사비 알론소와 마르셀루가 이번 1차전에서 옐로 카드를 받게 되어 2차전 출장 정지가 확정됨에 따라 라쓰를 아껴둔 효과가 약간은 빛을 바래게 되었다.
2차전이 홈경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원정에서의 0-1 패배는 나쁜 결과만은 아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문제점은 세계 최고의 선수진이 득점을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차전이 열리는 3월 11일까지 공격 전술을 더욱 완벽히 하고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2천년대가 들어선 이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한번도 패배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리옹은 유벤투스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강한 팀으로 유명하다. 리옹에 16강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라는 점은 리옹 있어 최상의 대진이었을지도 모른다.
갈락티코의 부활을 선언하며 새로 태어난 레알 마드리드는 코파 델 레이 1라운드 탈락,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이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보여야 할 위기가 왔다. 레알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는 언제나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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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옹의 승리 소식을 전하는 유럽축구연맹ⓒuefa.com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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