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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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로 NBA 둘러보기

기사입력 2006.02.13 05:23 / 기사수정 2006.02.13 05:23

서승현 기자

포인트가드(Point Guard), 농구 경기를 진행함에 있어 이 포지션이 지니는 역할은 말이나 기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하며 그 범위는 방대하다.

90년대를 풍미하던 조던의 시카고 불스가 리그를 지배하다시피 하던 시절. 불스의 포인트가드는 론 하퍼였다. 그가 지니고 있던 불스왕조의 일원으로서의 능력은 무엇이었을까. 제이슨 키드(뉴저지 넷츠)가 지닌 천리안과 같은 코트비전?

아니면 제이슨 윌리엄스(마이애미 히트)의 칼날과도 같은 패스?마이크 비비(새크라멘토킹즈)가 보여주는 타고난 득점력? 아쉽지만 그는 그 어떤 것도 특출 나진 못했다.

그는 그저 원활한 볼배급과 괜찮은 속공능력, 그리고 '가공할만한' 수비능력을 자랑하던 선수였다. 빛나는 주인공 뒤에서 묵묵히 도움을 주는 조연과도 같이그는 불스의 수비에 있어 바위와도 같은 든든한 존재였다.

득점을 주로 하는 포워드, 리바운드와 블락을 담당하는 센터와 비교해 보았을 때,포인트 가드라는 이 포지션은 비교적 다양한 범위에 걸쳐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공격의 근원이 시작되는 곳. 그렇다면 포인트가드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 걸까. 자신의 슛 시도를 줄이고 다른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다양한 루트를 통한 득점을 가능케 하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 조금 더 나아가 본다면 팀이공격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안정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경기운영을 보여주는 것.

그렇다면 안정된 경기운영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개념은 어렵지 않게 실책으로 상정할 수 있다.

하나의 턴오버(Turnover : 범실, 실책)는 공격 기회 그 자체를 상실케 한다. 이는 상대팀의 속공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경기 흐름에 크나큰 마이너스 요인을 하나 더 얹어 줄 뿐이다.


이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 바로 ATR (Assist Per Turnover Ratio) 이다. 말 그대로어시스트와 턴오버의 비율을 수치로 표현한 지표인 ATR은 포인트가드가 얼마나턴오버를 최소화시키면서 팀의 공격에 기여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다. 절대적인잣대가 될 순 없겠지만, 포인트가드의 역량과 기여도를 평가하기엔 분명 괜찮은지표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올스타 브레이크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서의 NBA가드들의 ATR 수치는 어떨까? 흥미로운 사실은 1위는 유명한 제이슨 키드도 스티브 내쉬도 아닌 샬럿 밥캣츠의 브레빈 나잇(3.89)이다.


그는 올 시즌 상당히 고전할 것이라는 밥캣츠를 향한 예상에도 불구, 팀의 주축인 에메카오카포(PF)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득점과 경기운영 면에서 뛰어난 활약을보이며 팀을 어렵게 이끌고 있다.


수년 전,클리블랜드의 포인트가드로 혜성처럼 나타나 단신에도 불구 엄청난 어시스트 능력을 보여주었던 그가 이제 완숙미를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2위는 NBA 최고승률팀 디트로이트의 천재 포인트가드 천시 빌업스(3.77). 그는 올 시즌 평균 18.7득점 8.5 어시스트의 스탯으로도 MVP자리에 이름을 오르내릴 정도의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기록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다는 말은 바로 그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리차드 해밀턴(SG), 테이션 프린스(SF), 라시드 월러스(PF)가 제자리에서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 주는 것은 빌업스의 안정감 있고, 원활한 볼 배급이 팀 플레이에 있어 완벽히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팀의 득점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되면 예상치 못한3점을 작렬시키는 것 역시 이젠 정상급 PG 빌업스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렸다.


뒤늦게 빛을 보기 시작한 스티브 블레이크(포틀랜드, ATR 3.68), 얼마 남지 않은 Pure PG의 전형 크리스 듀혼(시카고, ATR 3.55), 빌업스의 든든한 백업 카를로스 아로요(디트로이트, ATR 3.43)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물론 숫자와 기록이 선수를 판단하는 데 있어 선입견이나 굴레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로 확인하기 어려운 선수들의 특정한 능력을 견주어 보는 데 있어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는 것은 스포츠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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