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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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홍콩전에서 거둔 3가지 수확

기사입력 2010.02.07 22:52 / 기사수정 2010.02.07 22:52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0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 첫 경기, 홍콩전에서 기분 좋은 완승을 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대표팀은 지난 7일 저녁, 일본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김정우, 구자철, 이동국, 이승렬, 노병준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5-0 완승을 하고 대회 2연패를 향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경기 결과도 완벽했지만 무엇보다 내용 면에서 적지 않은 수확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득점 기록에서도 보듯 베스트11의 절반에 가까운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포를 가동했으며, 이를 통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더 큰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 것이 눈에 띈 성과 가운데 하나였다. 비록 상대가 약체이기는 했지만 그동안 약체를 상대해서도 압도적인 경기, 점수를 내지 못했던 전례를 비춰봤을 때, 홍콩전 대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남달랐다.

공격수 3인방 킬러 본능, 살아났다

이날 득점 가운데 3골이 공격수에 의해 터진 것이 단연 눈에 띈다. 지난 9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설기현이 골을 넣은 이후 대표팀은 A매치 6경기 연속 공격수가 골을 넣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였다. 프랑스리그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주영의 대표팀 공백을 이동국, 이승렬, 노병준 등이 메워주기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린 공격수들이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 물꼬를 튼 선수는 골 갈증에 시달렸던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전반 32분, 김정우의 헤딩 패스를 받아 정확하게 헤딩으로 골을 집어넣으며, 4년여 만에 A매치 복귀 골을 신고했다. 점차 좋아지는 움직임에도 그동안 골을 뽑아내지 못해 애를 태우던 이동국은 이날 득점포 가동으로 남아공행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동국이 득점포를 가동하자 경쟁자들의 득점도 이어졌다. 전반 36분, 오장은과 원투패스를 받은 이승렬이 오른발로 시원하게 골망을 가른 데 이어 후반 교체해 들어간 노병준도 종료 직전, 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수 3인방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홍콩전을 통해 '킬러 본능'을 나란히 살린 이들은 남은 중국, 일본전에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기 싸움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트 피스 정확도, 더 높였다

득점 상황 가운데 유독 세트 피스에 의한 골이 많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전반에 터진 4골 가운데 3골이 세트 피스 상황에서 나왔을 만큼 이날 세트 피스 정확도는 평소보다 아주 높았다. 평소 세트 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허정무 감독의 의도에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플레이를 선수들이 보인 것이다.

특히 이날 키커로 나선 김보경(오이타)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김보경은 정확한 크로스로 이동국, 이정수 등 우리팀 장신 선수들의 머리에 정확하게 이어지게 하면서 팀의 소나기골에 큰 기여를 했다. 김보경의 활약 덕에 살아난 세트 피스로 허정무호의 공격 옵션은 더욱 다양해지는 계기가 됐다.

원터치 패스 플레이, 돋보였다

짧게 만들어가는 원터치 패스 플레이도 돋보였다. 상대 수비가 약하기는 했지만 허정무호도 언제든지 A급 팀들처럼 빠른 패스로 만들어가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 중심에는 중원에서 제 역할을 다한 김정우, 구자철, 오장은이 있었다. 이들은 폭넓은 움직임과 시야를 바탕으로 최전방을 향해 정확하게 찔러 넣어주며, 홍콩 수비를 잇달아 당황하게 하였다. 한번에 만들어가는 패스 플레이는 곧바로 결정적인 공격 기회로 이어졌고, 잠재돼 있던 공격 본능을 키워내며 대량 득점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전반 36분에 나온 이승렬의 골 상황은 질높은 패스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인상적인 골이었다. 골에어리어 왼쪽 부근에서 오장은과 2대1 패스를 곧바로 주고 받은 이승렬은 상대 수비를 완전히 따돌리는 데 성공하며,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내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결과, 내용 면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준 허정무호. 홍콩보다 전력이 나은 중국, 일본을 상대해서도 희망적인 모습을 잇달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이동국-김보경-구자철의 경기 모습 ⓒ 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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