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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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단군의 저주' 탈출하다

기사입력 2010.02.06 15:32 / 기사수정 2010.02.06 15:32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분데스리가 담당)] 한때 우리나라를 5-0으로 꺾은 팀은 다음 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단군의 저주' 징크스가 한 때 유행한 적이 있다. 1

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에 5-0으로 대승한 네덜란드와 2001년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우리나라를 같은 스코어로 제압한 체코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했고,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한국에 5-0 대승을 거둔 프랑스 또한 한일 월드컵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예선탈락 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러한 단군의 저주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의 베르더 브레멘으로 이어졌다.

베르더 브레멘은 2009년 11월 차두리가 소속되어 있는 프라이부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두었고, 이후 벌어진 리그 7경기에서 2무5패의 부진에 빠지며 리그순위 또한 6위로 밀려났다. '대한민국 선수가 소속된 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팀은 화를 당한다.'라는 클럽판 '단군의 저주'의 시범케이스가 되어버린 것이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연패를 당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던 브레멘이 분데스리가 최하위 헤르타 베를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단군의 저주'를 깨는 데 성공했다.

브레멘은 홈 구장인 베저스타디온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21라운드 경기에서, 마르코 마린과 클라우디오 피사로의 연속골로 테오파니스 게카스가 한 골을 만회한 헤르타 베를린을 2-1로 꺾었다. 브레멘의 리그 승리는 프라이부르크전 이후 77일 만의 일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베르더 브레멘은 시작부터 압도적인 공격으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하지만, 후반기 리그 세 경기에서 무실점과 무패 행진을 이어갔던 헤르타 베를린의 수비는 상당히 견고했고, 전반전은 양 팀이 득점을 내지 못한 상태로 마무리되었다.

후반전에 들어와서 브레멘은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여갔고, 66분경 마르코 마린의 선제골로 앞서가게 되었다. 왼쪽 측면에서 마르코 마린은 환상적인 슈팅으로 드로브니 골키퍼를 넘기며 골을 기록했다. 메수트 외질과 마르코 마린의 콤비가 만들어 낸 하나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일격을 당한 헤르타 베를린은 불과 2분 만에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클레멘스 프릿츠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은 헤르타 베를린은 팀 비제 골키퍼가 쳐낸 볼을 게카스가 슛팅으로 연결하며 브레멘의 골망을 흔들었다. 레버쿠젠에서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게카스의 부활을 알리는 골이었다.

팽팽하게 전개되던 양 팀의 경기는 클라우디오 피사로의 결승골로 승부가 갈렸다. 81분경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은 브레멘은 프링스의 크로스를 피사로가 슈팅으로 연결하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피사로는 지난 묀헨글라드바흐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골로 리그에서 8골을 득점하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헤르타 베를린은 경기 종료까지 총공세를 펼치며 동점골을 노렸으나 브레멘의 견고한 수비에 막히며 추가 득점에 실패하였고, 경기는 브레멘의 2-1 승리로 종료되었다.

이 경기의 결과로 브레멘은 5연패에서 탈출하며 희망을 살렸고, 헤르타 베를린은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강등권 탈출에 비상이 걸렸다. 연패 탈출에 성공한 브레멘은 2월 10일 4시 30분(한국시간) 홈 구장인 베저스타디온에서 호펜하임과 DFB-포칼 8강전이 예정되어 있으며, 헤르타 베를린은 2월 13일 마인츠와의 분데스리가 22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사진=승리에 기뻐하는 브레멘의 마린, 외질, 피사로 ⓒ 베르더 브레멘 공식 홈페이지]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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