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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예의"…봉준호 감독은 왜 '기생충'을 만들었을까 [엑's 현장]

기사입력 2019.05.28 18:30 / 기사수정 2019.05.28 18:03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을 만들게 된 이유와 과정을 밝혔다. 

2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날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 대해 "가난한 자들과 부자들의 이야기다. 양극화라는 경제 사회적인 단어를 쓰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서 늘 마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풍부한 희로애락을 가진 배우들의 감정으로 솔직하게 다루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확히는 서로에 대한 예의, 인간에 대한 예의다. (송)강호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영화는 인간의 존엄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인간이 예의를 어느정도 지키느냐에 따라 영화 제목처럼 '기생'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의미의 '공생' 혹은 '상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기생충'은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두 가족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봉준호 감독은 "가난한 4인 가족과 부자 4인 가족을 기묘한 이야기로 뒤섞으면 어떨까 생각한 게 영화의 최초 출발점이었다. 가구는 우리 삶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이 단위인데 삶의 형편이나 사이에 따라 다르다. 우리 삶에 모여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서 밀접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3년 처음 '기생충'을 구상해서 스토리 라인을 썼는데 그때가 제가 '설국열차' 후반작업을 할 때였다. 그것도 열차 앞 칸과 꼬리 칸에서 벌어지는 부자와 가난한자들의 이야기였다. 똑같은 이야기지만 조금 더 내 주변의 일상에 가까운 가족으로 이야기를 펼쳐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극중 등장하는 '냄새'라는 소재에는 "이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냄새라는 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말하지 않는 부분이다. 말한다면 공격적이고 무례한 경우가 된다. 이 영화는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을 파고들기 때문에 냄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기회는 우리 사회에서 거의 없다. 부자들은 비행기를 타도 퍼스트클래스를 타지 않나. 서로 동선이 겹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 영화는 이들이 마주치는 상황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아마 영화에서 쓰이지 않으면 이상할 법한 가장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냄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기생충'에는 전원백수 가족의 남매 최우식과 박소담이 등장한다. 20대를 대변하는 젊은 두 배우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영화에 담겨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 최우식, 박소담 두 훌륭한 배우가 우리 시대 젊은 사람들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마지막의 최우식 배우의 모습이나 마지막 감정적인 여운을 통해 현실은 녹록지 않은 복합적인 마음을 담고 싶었다. 마지막 나오는 최우식 배우의 노래 역시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의 일부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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