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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백지훈 성장, 반갑다!

기사입력 2006.02.01 09:36 / 기사수정 2006.02.01 09:36

손병하 기자



▲ 백지훈 선수 ⓒ 엑스포츠뉴스 박효상


백지훈(FC 서울, 21)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은“어린 선수가 유럽의 선수들을 상대로 그 정도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 대단하다,”며 백지훈의 경기력을 높이 샀고, 이회택 부회장도 "저렇게 열심히 뛰고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아닌가"라며 백지훈을 칭찬했다.

아직 월드컵 본선 엔트리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 선수에 대한 '띄우기'가 도를 넘은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되지만, 백지훈의 몰라보게 성장한 기량은 독일 월드컵에서 한층 밝은 전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서 반가운 일이다.

이제 7번의 A매치를 소화한 백지훈이 이번 전지훈련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거두며 대표팀 공격형 미드필더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서, 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 경쟁은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훈의 성장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 백지훈 선수
현재 대표팀의 전지훈련에서 대표팀의 중원 지휘자 자리는 김두현(성남 일화, 24)과 백지훈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9명의 미드필더 가운데 김상식과 김동진은 수비수로서의 테스트를 받고 있고 이호 김남일 김정우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조원희와 장학영은 4백과 3백에 고루 투입되며 수비와 윙백으로 점검받고 있다.

3-4-3 혹은 4-3-3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는 대표팀은 매 경기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한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경기장에 배치하며 게임을 풀어나가고 있다. 지난 그리스전에서 김정우가 공격에 비중을 둔 미드필더의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지만, 현재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백지훈과 김두현의 경쟁이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다소 모자랐던 김두현이나, 수비에 비해 공격이 부족했던 백지훈은 모두 2%가 아쉬운 선수들이었다. 전체적인 기량은 경험과 득점력에서 앞서는 김두현의 근소한 우세였지만, 최근 백지훈의 공격 능력이 몰라보게 향상되면서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우위를 점치기 어렵게 되었다. 더군다나 전지훈련을 치를수록 '한 수 위'란 평가를 받았던 김두현이 신예 백지훈에게 다소 밀리는 양상을 띠면서 김두현의 분발마저 촉구되고 있다.

이렇게 두 선수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경쟁에 의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부족했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자리에도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현재 대표팀이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공격진의 득점력 배가와 수비 라인의 확실한 설정도 시급한 문제지만, 미드필더라인 중 가장 취약 지구였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의 보완도 해결이 절실했던 문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Utd, 25)이 중앙 미드필더를 맡으면 되지만, 현재 맨체스터에서 측면 공격수 내지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에게 대표팀 복귀 후 갑작스런 포지션 변화는 되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서도 좋은 기량을 선보였고 경험이 많아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중앙 미드필더에 확실한 카드가 있다면 터치 라인에서의 드리블이 익숙해져 있는 박지성을 굳이 중앙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

또,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박지성이 포지션에서 자유롭게 되면 아드보카트 감독의 공격 전술도 한 층 다양화될 수 있다. 상대와 경기 상황에 따라 박지성을 측면 공격수 내지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중앙 미드필더의 자원이 확보된다면, 대표팀의 공격력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경기력 향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공격에 스리톱을 배치하는 대표팀으로서는 양 측면 공격수들의 효과적인 공간 침투 패스를 넣어주고, 중앙 공격수와 호흡해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임무까지 수행하며 공격력을 배가시킬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지금까지 전지훈련에서 치른 4차례의 평가전에서 이들 공격형 미드필더의 활약은 경기 결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우리가 첫 패배를 당했던 지난 UAE전과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는 김두현과 백지훈의 활약이 미흡했었다. 특히 공격수들에게 연결하는 패스를 찾아 보기 어려워서 전방 공격수들이 자주 고립되는 상황이 연출되었었다. 하지만, 핀란드와 크로아티아전에서 백지훈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었다. 특히, 중원에서 공격수에게 연결하는 공간 패스가 살아나면서 대표팀의 공격 루트가 한 층 다양화되었었다.

현재 전지훈련중인 대표팀을 제외하고 국내 K-리그나 해외파를 둘러봐도 김두현과 백지훈 박지성 외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 이렇게 비교적 경쟁이 수월했던 포지션에 김두현과 백지훈이 기대 이상의 치열한 경쟁을 하며 서로 발전을 해나간다면 대표팀에게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돌고 있는 지옥의 레이스,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중원 지휘자 경쟁에 불이 제대로 붙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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