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1.31 01:23 / 기사수정 2010.01.31 01:23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골을 넣으면 기쁘다. 그러나 골을 넣은 선수가 환희에 찬 몸짓을 보여준다면 그 기쁨은 배가된다.
정규리그도 거의 마무리 된 지금, 안양 빙상장은 골에 대한 기쁨은 있었지만, 몸짓에 대한 환호는 듣기 어려웠다. 호쾌한 세리머니를 자랑하는 이유원의 골이 그동안 잠잠했기 때문인데, 드디어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안양 빙상장도 들끓었다.
전 경기에서 7-6의 어려운 승리를 이끌어 낸 안양 한라는 앞으로 2경기가 남았다. 3경기를 남긴 오지 이글스의 승점 차는 7점. 안양 한라는 2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다.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쾌거를 이루는 셈. 한국팀으로서는 처음이다.
정규리그 이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분위기 수습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안양 한라의 완봉승은 의미가 크다. 상대가 리그 선두를 다투던 오지 이글스였다는 것은 물론 전 경기에서 흔들리던 수비가 다시 재정비의 전환점을 맞았다는 점 또한 이번 승리로 얻을 수 있었던 수확.
이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승리의 주역이 된 이유원은 경기가 끝난 후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웃었다. 첫 골을 넣고 난 뒤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펼치던 이유원은 감격한 듯 아예 빙판에 엎드렸다. 그 위로 그의 골을 기뻐하는 동료가 겹쳐졌다. 기쁨을 나누던 이유원은 이어 관중석을 향해 손짓을 내보였다. 좋은 경기 내용에 한껏 고무되어있던 안양 한라의 팬들은 이런 팬서비스 하나에 흠뻑 젖어들었고, 이유원의 이름을 연호했다.
올 시즌 4조에 주로 배치되면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해 자신감을 잃었었다는 이유원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골을 넣은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골에 목말라 있었다.
준수한 실력을 지닌 이유원이지만 시쳇말로 '미치는' 날에는 누구도 막기 어렵다. 데뷔 첫 해 하이원과의 경기에서 4골을 몰아넣었던 날도 그는 미쳤었다. 한 달 만에 골을 넣은 이 날은 자신이 보기에 어땠을까?
"두 골을 넣고 나니까, 내심 해트트릭이 하고 싶었다. 한골만 한골만 했는데 결국 안 터져서 아쉬웠다"
비록, 생각했던 것만큼 만족하지 못한 플레이였을지라도 팀의 완봉승을 이끌기에는 충분했다. 닛코 원정에서부터 4조에서 1조로 조를 바꾸게 됐고, 보장된 출전 시간은 다시 그가 자신감을 찾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유원은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에 오늘 한만큼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다면 우승을 확정하고 마지막 경기를 맘 편히 맞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만큼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거의 유일한 선수인 이유원의 잊힐 뻔했던 세리머니가 다시 그 빛을 발했다.
[사진= 안양 한라의 완봉승을 이끈 이유원 (C) 정재훈 기자]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