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1.27 01:42 / 기사수정 2006.01.27 01:42
올 시즌 K리그는 프리시즌부터 대형선수들의 이적이 많아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아이파크는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활약하던 북한 대표팀 미드필더 안영학을 영입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 최용수, 최태욱 등 J리거들의 국내복귀설이 제기되고 있어 K리그 이적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 시즌 이적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포지션은 역시 골키퍼 자리였다. 수원에서 8시즌을 보내며 소속팀의 핵심적인 선수로 자리매김 한 이운재가 한때 이적의사를 밝히며 많은 K리그 팀들의 영입 리스트에 올랐고, 김영광은 아직까지 소속팀 전남과 이번 시즌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 김병지는 포항과의 결별이 사실상 확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올 이적 시장은 시작하기도 전에 유례없는 골키퍼들의 대이동이 예상되기도 했다.
이운재와 김영광은 소속팀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병지와 김용대, 두 명의 국가 대표급 골키퍼들이 소속팀을 옮김에 따라 K리그 전체 판도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 15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김병지는 30대 중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2005시즌 소속팀 포항의 전 경기에 출전하며 36경기 출전 31실점이라는 경기당 영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몇 년간 더 선수로 뛰기를 원했던 김병지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섰고, 결국 올 시즌부터 FC서울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되었다.
현재까지 387차례 프로경기에 나섰던 김병지는 K리그 500경기 출전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95년 6월 코스타리카와의 코리아컵 매치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
른 김병지는 A매치 61회 출전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98년 플레이오프전에서 골키퍼로는 최초로 K리그 필드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튀는 행동으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수준급 순발력과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가지고 있으며 그동안의 경험에 의한 뛰어난 판단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올 시즌 FC서울의 골문을 안정적으로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FC서울은 작년 많은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하며 몇 차례 대량 실점했다. 그러나 김병지의 영입으로 한층 더 강한 수비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되어 올 시즌 우승권에 가까운 선수구성을 하게 되었다.
김병지의 이적이 예상한 일이었다면 김용대의 이적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김용대의 갑작스러운 이적은 많은 부산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2시즌 부산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한 김용대는 성남에 현금 트레이드 되어 올 시즌부터 새로운 팀에서 활약하게 되었다.
김용대는 뛰어난 신체조건으로 공중볼 처리에 강하고 세트피스 상황 때 적절한 대응으로 안정적인 방어를 선보였지만 가끔 수비수와 호흡이 맞지 않아 실점을 허용하는 단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영광과 포스트 이운재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될 김용대의 영입으로 성남의 전력이 한층 강화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산 아이파크는 팀을 대표하는 스타 골키퍼 김용대를 내보냈지만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상무에 입대했던 정유석이 이번 시즌부터 팀에 복귀하기 때문이다. 어느덧 K리그 7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정유석은 꾸준한 기량을 선보였던 선수로 입대하기 전 부산에서 김용대와 주전다툼을 벌였던 기량이 뛰어난 골키퍼다.
지난 시즌 광주소속으로 24경기에 출전했던 정유석은 힘이 좋아 상대팀의 스트라이커와 공중볼 경합에서 안정감을 보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코너킥 등의 위기상황에서 위치선정능력이 좋고 수비수와의 호흡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김용대의 공백을 잘 메워주리라고 기대 받고 있는 선수다.
때에 따라서 골키퍼의 뛰어난 선방 하나는 공격수의 득점 이상의 의미를 가질 때도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축구의 취약 포지션으로 평가받았던 골키퍼는 우수한 선수들의 등장으로 인해 주목받는 포지션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팀을 옮긴 골키퍼들이 소속팀에서 얼마만큼의 활약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 역시 K리그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흥미 거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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