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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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이창수 '노장 만세'…연일 쏠쏠한 활약 펼쳐

기사입력 2010.01.30 11:02 / 기사수정 2010.01.30 11:02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SK 나이츠와 대구 오리온스의 경기.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18점차 승리를 거둔 SK 선수단은 코트 한가운데로 몰려나와 완승의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SK가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문경은은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는 대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시즌 첫 더블더블을 기록한 김민수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하는 것으로 맏형의 역할을 완수하고나서 이재호 홍보팀장에 이끌려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했다.

한때 19점까지 앞서 나가던 SK는 4쿼터 초반 오리온스에 내리 10점을 빼앗겨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바로 그 순간 문경은은 좌우를 오가며 벼락같은 3점포를 3개나 꽂아 넣어 오리온스가 다시는 저항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백전노장' 문경은의 신들린 듯한 외곽슛 퍼레이드에 체육관을 메운 5천여명의 대관중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그 순간 문경은을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선수'로 보는 사람은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 문경은은 "28년 농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즌이다. 그래도 신선우 감독님의 농구 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팀을 만들 수 있도록 후배들과 함께 열심히 뛰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코트를 뜨겁게 달구는 노장 투혼에는 창원 LG 이창수도 동참하고 있다. 1969년생으로 현역 최고령 선수인 이창수는 경기 초반 상대 포스트 플레이어를 수비하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듬직한 모습을 보인다.

강을준 감독은 이창수의 활약에 대해 "4분 정도 뛰어주기를 기대하고 내보내는데 언제나 그 이상을 해 준다. 팀을 위해서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 선수들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창수에게 주어진 역할은 리바운드, 수비 등 이른바 '궂은 일'이다.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창수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꾸준한 준비로 시즌이 후반부로 넘어가는 현재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LG가 최근 9경기에서 7승2패로 상승 곡선을 그리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에 들어선 것은 최고참 이창수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힘입은 바 크다. 

감독이 노장 선수들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어느 팀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짧은 시간 뛰더라도 자기 몫을 소화할 것과 코트 안팎에서 후배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문경은과 이창수는 스타일이 전혀 다른 선수지만, 베테랑의 역할에 대한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honey@xportsnews.com

[사진 = 문경은, 이창수 ⓒ KBL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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