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배우 류수영이 '슬플 때 사랑한다'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작품인 만큼 애틋함도 컸다.
지난달 막을 내린 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는 1999년 일본 TBS에서 방영된 노지마 신지 작가의 '아름다운 사람'을 정식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사랑은 흔하나 진짜 사랑은 힘든 시대에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남녀의 격정 멜로드라마다. 류수영은 아내 윤마리(박한별 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남편 강인욱을 연기했다.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류수영은 배우들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사실 조금 외로웠다"고 운을 뗐다. 함께하는 신보단 류수영이 다른 캐릭터를 붙잡으려는 신이 대부분이었기 때문. 그는 "비슷한 악인이 또 있거나 홍길동 같은 사람이 있어서 치고받고 싸우면 덜 외로웠을 텐데"라며 "재밌는 것도 있엇다. 마치 내가 사냥꾼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는 말도 더했다.
극 중 류수영이 연기한 강인욱의 아내 윤마리는 남편에게서 도망쳐 서정원(지현우 분)과 함께했다. 실제로 그런 지현우가 미워보이진 않았을까. 이 질문에 류수영은 고민없이 "미워할 수 없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어 "착하고 순하다. 그래서 미웠던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쉬는 날에 만나서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며 "다만 (지)현우가 내레이션이 워낙 많은 배역이라 되게 힘들었을 것 같다. 나는 분출하는 배역이라 보여주기 쉬웠는데, 서정원은 눈빛으로 표현해야 하니까. 난 하다가 도망갔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한다. 끝까지 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박하나에 대해선 "개국공신"이라고 표현했다. 박하나는 페이스오프 전 윤마리를 연기한 후, 극 초반 퇴장했다. 류수영은 그런 박하나를 두고 "고생을 많이 했다. '고생 다 하고 간다'고 했다. 고생을 많이 하는데 항상 밝았다. 슛 들어가면 펑펑 울고. 고생 다 하고 2회만에 나갔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박한별에 대해선 "중간에 들어온 (박)한별 씨도 힘들었을 거다. 앞 장면을 안 찍고 뒤에 감정을 가져가니까"라며 "이런 저런 상황도 많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드라마가 잘 마치게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박한별은 드라마 촬영 중 남편 유인석이 일명 '버닝썬 게이트'의 중심 인물로 밝혀지며 몸살을 앓은 바 있다.
그러면서 류수영은 "후배라고 생각하면 안 되지 않았나 싶다. 다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며 "드라마가 너무 우울했다. 저도 웃을 일이 없었다. 다들 슬픔의 웃음이었다. 전체적으로 우울했던 건 사실이다"고 작품 분위기를 되짚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무엇이었을까. 류수영은 강인욱이 죽는 신을 꼽았다. 그러면서 "찍을 때 코에 진짜 물이 많이 들어갔다. 뒤로 빠져가지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가라앉다가 눈을 뜨고 나오는데 그게 표현이 잘 안 됐다. 연습을 할 때는 진짜 맣이 울었는데 막상 물에 빠지고 죽고 나오니까 초연해지더라. 그걸 발견하는 게 좋았다"며 "주체를 못 한 신이 몇 개 있었다. (촬영) 마지막 날 죽었으면 못 그랬을 것 같은데, 수영장 여건상 1~2주 전에 찍었다. 담담히 마지막에 죽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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