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김원봉 논란은 잠시 잊게 했다. '이몽'이 초반부터 휘몰아친 전개를 보여줬다.
4일 MBC 주말드라마 '이몽'이 첫 방송됐다. 이영진(이요원 분)은 에스더(윤지혜)가 육군 소장 나구모 준이치를 암살하려다 실패하고 처참히 죽은 것에 충격을 받고 정신을 잃었다. 마쓰우라(허성태)는 의식을 회복한 이영진을 나구모 준이치 암살 공모 혐의로 조사했다. 이영진은 에스더의 암살계획과 자신은 상관이 없다고 진술했다. 후쿠다 검사도 이영진의 당당한 태도를 보며 그가 암살에 가담할 동기가 없다고 판단했다.
변절자 박혁(허지원)은 김원봉(유지태)이 남기고 간 끈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쓰우라는 죽은 박혁의 지장으로 이영진을 에스더의 공범으로 만들고자 했지만 후쿠다가 이를 막았다. 이영진은 상해로 향하는 배 안에서 김원봉을 만났다. 에스더가 옳은 일을 한 것이라고 말하는 김원봉에게 "피를 피로 갚아주는 게 옳은 일이냐. 내게서 떨어져라"라며 돌아섰다. 방으로 들어온 이영진은 짐 속에서 영어로 파랑새라 적힌 수첩을 꺼냈다. 이영진은 김구(유하복)가 파견한 밀정 파랑새였다.
첫 회는 일본군 군의관에게 입양된 뒤 조선인 최초로 여성 외과의사가 된 이영진과 의열단 단장 김원봉의 캐릭터를 설명하고 두 사람의 첫 만남을 담았다. 극 중 김원봉은 임시정부 내 보수세력 우파인 김구와 대립한 인물이다. 극중 그는 독립에 대한 굳은 의지와 함께 변절자는 즉시 척결하는 냉정함을 보였다.
이영진의 성격은 첫 장면부터 드러났다. 의사가 여자라는 이유로 수술을 안 받겠다는 환자 앞에서 눈 하나 깜빡거리지 않는 당당함을 가졌다.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총독부 병원 부원장 히로시(이해영)의 딸로 일본인으로 키워졌지만, 유리장 안에 갇힌 히나닌교 같은 존재로 살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굳게 자리 잡은 내면도 드러났다.
의열 단장 김원봉과 알고 보니 김구가 보낸 밀정이었던 이영진의 이야기는 흥미를 안길 만했다. 독립을 향한 마음은 같지만 이념에 있어서는 다른 꿈을 가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후쿠다, 미키(남규리)의 등장도 눈 여겨볼 만하다. 주인공인 유지태는 묵직한 연기로 몰입을 더했다. 이요원은 여의사와 밀정을 오가는 반전 면모를 큰 무리없이 소화했다. 허성태, 조복래, 윤지혜 등도 호연했다.
앞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김원봉이라는 인물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이슈가 됐다. 실제 역사 속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창립했다. 의열단장을 비롯해 임시정부 군무부장 등 우리나라 독립에 큰 기여를 했지만 해방 이후 월북했다. 이에 최근 정치권에서는 약산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문제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상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김원봉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궁금증에 대해 “논란이 있더라도 김원봉은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도전적이지만 그래서 썼다. 우리가 창출한 김원봉을 통해 허구일지라도 상징적으로, 가슴으로 느끼는 무언가가 전달되는 게 있다면, 국민들의 독립 의식에 도움이 된다면 그게 더 중요한 게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이념을 논하기 전에 일본에 맞서 싸우던 독립투사로서의 김원봉을 다룬다는 의도다. ‘이몽’은 팩션드라마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하되 극성을 가미해 가공한 허구다. 200억을 투입한 100% 사전제작으로 완성도를 지향한 만큼 역사적 사실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재미와 감동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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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