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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소년' 씰리슈 "불나방처럼 타고 싶지 않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5.04 22:57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힙합 듀오 씰리슈가 첫 EP를 발매했다. 

지난 4일 발매된 '21st century boyz'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소년 두 명이 느끼는 사랑과 꿈, 일상부터 같은 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까지 일곱 가지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 앨범이다. 

앨범명이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만화 '20세기 소년'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슈피 형이 그 만화를 보고 앨범명을 따왔다. 사실 저는 그 만화를 안 봤는데 심오하다고 하더라. 만화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고 하던데 저희 앨범도 그런 것 같다" (씰리붓)

이들이 말대로 씰리슈의 이번 앨범은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단적인 예로 타이틀곡 'Skylover'는 미세먼지를 주제로한 노래다. 그러나 주제가 무겁다고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조차 무겁지는 않다. 

"기본적으로는 미세먼지에 관한 이야기에요. 씰리붓의 여자친구가 기관지가 많이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씰리붓이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만 쓰고 다니는 여자친구를 보며 속상해서 곡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하늘을 사랑했는데 그런 하늘이 없어서 아파하는 내용이에요. 저는 그걸 바탕으로 외국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미세먼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노래지만 어둡지는 않고 가볍게 들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어요"(슈피)


타이틀곡 'Skylover'를 비롯해 이번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은 힙합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오기보다는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곡이 많다. 씰리붓은 기존의 스타일과 달라진 변화에 대해 의도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고 좀 더 밝은 쪽으로 보이고 싶었어요" (씰리붓)

"사실 저희가 센 음악만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 알앤비도 많이 듣거든요. 그래서 좀더 멜로디컬한 걸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이번 앨범이 그런 것에 대한 출발점인 것 같아요"(슈피)

씰리붓과 슈피는 힙합 크루 홈즈크루 소속으로 앞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평소에도 함께 작업을 하며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들은 이러한 호흡을 자연스레 발전시켜 듀오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홈즈 크루 멤버로 호흡이 잘 맞는 것도 있고 같이 산 것도 만 4년이 되가거든요. 제가 비트를 만들면 씰리붓이 '괜찮은데'이러면서 가사를 쓰는 것처럼 음악을 만드는 게 일상이 됐어요. 그런게 차곡차곡 쌓이다보니 듀오까지 된 것 같아요. 씰리랑 하게되면 막힘없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든다고 하면 씰리가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종목을 만들고, 게임을 만드는 것 같아요"(슈피)

"저는 탑 멜로디 정도만 만드는 수준의 작곡을 하는데 제가 주제를 잡으면 슈피형이 전체적인 멜로디를 잡고 함꼐 작업 잘하는 것 같아요" (씰리붓)

"씰리의 강점은 곡 마무리를 잘지어요. 시작을 한 다음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영감을 받아서 세션이나 악기도 신경쓰고 벌쓰, 훅을 쓰다보면 블랙 아웃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씰리는 그런 것을 기승전결을 잘 마무리해요"(슈피)

"이 정도 트렌디함이나 비트를 찍으면서 이정도 랩을 하고 다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드문 것 같아요. 추가적으로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끝까지 앉아 있는 노동력이에요. 저는 네 시간 다섯 시간 앉아 잇으면 마비가 되서 다시 환기가 되는데 슈형은 끝까지 있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너무 고맙죠"(씰리붓)


야심차게 듀오를 시작한 두 사람이지만 부침이 없지는 않았다. 지난 1월 발매한 싱글 '청하'가 가사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대해 씰리붓은 절대 어떠한 의도가 없었다고 부인하면서도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했다.

"정말 맹세를 하는데 의도한 건 없었어요. 저희가 작업을 같이하더라도 서로의 부분에 대해서는 터치를 안하는게 있거든요. 그걸 합치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했던 것같아요. 논란이 터졌을 때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황했는데 당사자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슈피)

"저희가 절대 변태적인 마음을 품은 건 아니에요 . '대니얼' '이슬' 등 여러 이름을 고민하다가 고르게 된거 거든요.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씰리붓)

"청하 님과 팬분들, 소속사분들, 불쾌하셨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가사를 쓰면서도 한 번 더 생각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슈피)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듀오로 첫 발을 내딛은 두 사람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꾸준함을 강조했다. 

"일단은 인지도를 올리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씰리붓과 슈피의 존재를 알아 주셨으면 좋겠고 저희도 성장하고 싶어요. 최근 '기량성장'에 대한 말을 많이하는데 장점과 단점이 들리다보니 잘하고 싶어졌어요"(슈피)

"다들 그렇듯이 저도 지금 처한 환경에 따라 생각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하나의 발자취를 남기듯이 곡을 내는 것 같아요. 앞으로 하고 싶은게 많아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와중에 계속 낸다는게 좋은 것 같아요. 기를 모아서 엄청난 곡을 만들다기 보다는 중간중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앨범을 꾸준히 내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도 그 과정에 있다고 할수 있는 것 같아요"(씰리붓)

"저희가 안지쳤으면 좋겠어요. 잘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것까지 가는 과정도 중요한 것 같아요. 높은 자리에 올라가도 제가 병들어있다면 오래 못 버티잖아요.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불나방처럼 타는 게 아니라 건강한 마인드를 잃지 않고 했으면 좋겠어요"(슈피)

"많은 아티스트들이 반짝하고 내려가지만 저희는 큰 슬럼프 없이 가는 것 같아요. 어머님이 제가 음악을 하는 것을 운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깨질 때까지 계속 때리는 거라고 말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만들고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 같아요"(씰리붓)

dh.lee@xportsnews.com / 사진 = 드림오브베스트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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