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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엑츠] NO.19 COVER STORY - 고시엔에 진출했던 한국인 유학생, 김동민을 만나다①

기사입력 2010.01.15 18:52 / 기사수정 2010.01.15 18:52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부산, 김현희 기자] 2008년 8월, 일본 후쿠오카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있었다. 무명의 이이즈카(飯塚) 고등학교가 야구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후쿠오카 대표로 고시엔(甲子園)에 진출하였기 때문이었다.

고시엔이 어떠한 대회인가? 지역 예선 1회전 통과로도 '영광'인 일본 고교야구 최대의 대회다. 각 지역별로 100여 개가 넘는 학교들 간의 경쟁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국대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다.

후쿠오카에는 메이토쿠 고교, 야나가와 고교 등 야구부가 있는 학교만 총 120여 개에 달한다. 그러한 ‘야구 명문’인 후쿠오카를 대표하여 무명의 학교가 고시엔에 진출했다는 이 사실은 일본 전체가 깜짝 놀랐던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당시 이이즈카 고교의 ‘창단 첫 고시엔 진출’을 이끈 선수가 대단히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한국인 야구 유학생'으로 현지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던 김동민(20)이 그 주인공이다.

전형적인 '재간둥이'인 김동민은 사실 2006년도까지 부산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유망주였다. 대구 대붕기 대회에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으며,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故 조성옥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포스트 부산고 톱타자’다운 잠재력을 지니기도 했다.

그랬던 김동민이 돌연 일본 유학을 결정했던 것은 1학년을 마치고 난 이후 이듬해의 일이었다. 그리고 갖은 어려움 속에 팀을 고시엔으로 이끌며, 서서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비록 고시엔 첫 경기에서 패했지만, 당시 김동민은 1안타 1도루를 작렬시키며 고군분투했다.

이후 김동민은 후쿠오카 경제대학으로 진로를 정하며 또 다른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후쿠오카 경제대학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한 재일교포 김무영 선수의 모교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 7월 27일, 김동민 선수의 부모님을 만나 아들의 일본 유학 이야기를 단독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김동민 본인은 ‘일본 고교야구/대학야구’와 우리나라의 차이점을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 겨울 휴가차 잠시 귀국한 김동민 선수를 모교 부산고 앞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 옛 모교인 부산고 앞에 선 김동민 선수. 그는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고시엔에 진출하여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제1부 : 나의 고교야구 시절

- 개인 훈련으로 바쁠 텐데 먼저 연락해주어 고맙다. 우선, ‘고시엔 진출 선수 김동민, 여기 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자신을 소개해 주기 바란다.

김동민(이하 ‘김’) : (약간은 수줍어하며) 그렇게 이야기해 주니 쑥스럽다. 사실 어제 미국 마이너리그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강)경덕(22, 템파베이 레이스)이 형과 만났다. 오프시즌에 똑같이 귀국해서 같이 헬스 다니며 운동했는데, “프로에 입단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인터뷰하느냐?”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더라(웃음).

재작년에 이이즈카 학원을 졸업하고, 작년부터 후쿠오카 경제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야구를 하고 있다. 현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한 김무영 선수의 후배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그다지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추후 ‘선배(김무영)만큼 잘하는 후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 옛날 이야기부터 먼저 해 보자. 짧은 기간이었지만, 명문 부산고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김 : 사실 1학년이었기에 출전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다만, 대붕기 대회에 출전하여 ‘전국대회란 이런 것이다.’라는 ‘맛’만 보았을 뿐이었다. 다른 1학년들이 그러했듯이 학교에서 주로 허드렛일을 담당했다.

- 당시 친했던 선수들도 꽤 있었던 것으로 안다.

김 : 안태경(텍사스 레인저스), 정수민(시카고 컵스), 오병일(롯데 자이언츠)이 그러한 친구들이고 귀국할 때마다 서로 연락을 한다. 세 친구 모두 빼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1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이 친구들 덕분에 모교가 전국 대회 우승 후보 0순위가 아니었나 싶다. 세 명 모두 프로에 입단했으니, 친구로서 정말 기쁘다. 남아있는 나 역시 실력을 쌓아 프로구단에 입단하고 싶다.

- 현재 LG 트윈스의 유망주로 떠오른 김태군 선수도 부산고 출신이다. 둘이 한 살 차이 아닌가?

김 :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1년 선배다. 김태군 선배는 양정초등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당시 2학년이었는데도 리더십 있고 활발했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 현재 LG 트윈스의 ‘차기 안방마님’으로 물망에 오른 김태군. 김동민은 김태군이 ‘2학년 때부터 주장 감이었다.’라고 회상했다.

- 돌아가신 조성옥 감독님에게도 1년간 야구를 배웠는데, 어떠한 분이셨나? 동의대 감독 시절에는 덕장으로 유명하셨는데…

김 : 정말 무서운 감독님이셨다(웃음). 카리스마가 넘쳐서 나 자신은 감독님 얼굴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운동할 때면 정말 안 무서울 수 없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온화한 스타일이셨다. 이렇게 느낀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들 감독님을 무서워하면서도 존경했을 것이다.

- 든든한 친구들과 함께 야구 하고 싶은 맘도 컸을 텐데, 돌연 일본행을 선택했다.

김 : 2006시즌이 끝나고 야구가 안 되어 정말 고민이 많았다. 웬만해서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안 하지만, 당시에는 야구 하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잠깐 야구 쉬고 있었을 때 일본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 그 이야기를 더 자세히 해 달라.

김 : 친구 중에 ‘김민성’이라는 선수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먼저 일본 진출을 추진중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냈는데, 내가 잠시 야구를 쉰다고 하니까 연락을 하더라. 그래서 같이 이이즈카 고교에 테스트를 받고 합격하여 일본으로 갔다. 그런데 (김)민성이가 휴학을 하는 바람에 아직은 고교생이다. 현재 롯데에서 뛰고 있는 김민성 선수와는 동명이인일 뿐 동일인이 아니다(웃음).

- 일본에 가기 전까지 기억에 남는 지도자가 있었는가?

김 : 부산고 1학년 때 만난 김성현 코치님이다. 몇 달 계시지 않으셨지만, 세심하게 멘투멘으로 가르쳐 주셨다. 일본 생활스포츠나 학생야구에는 이렇게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이분이 특히 더욱 기억에 남는다.

<2부에서 계속>

[사진=김동민 선수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김태군 (C) LG 트윈스 구단 제공]



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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