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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평가전 상대팀들의 전력은?

기사입력 2005.12.25 08:32 / 기사수정 2005.12.25 08:32

김종국 기자
내년 1월 중순부터 한 달 남짓 펼쳐질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상대가 확정되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홍콩, 미국을 차례로 돌며 펼쳐질 이번 전지훈련은 2006년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훈련 기간 중 크로아티아, 그리스 같은 유럽의 강호뿐만 아니라 멕시코, 미국 등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중미 팀들도 상대하게 되어 한국대표팀의 전력상승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럽팀들을 상대로 한 자신감 확보가 중요

한국은 내년 1월 말 사우디 4개국 대회에서 핀란드, 그리스와의 A매치가 확정되었다. 핀란드는 지난 2002년 3월 한일월드컵 준비기간 중 스페인에서 평가전을 치렀던 경험이 있다. 당시 골 가뭄에 시달리던 대표팀은 황선홍이 2골을 몰아치며 2-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그후 대표팀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였으며 2002년 월드컵에서의 성공을 예감하게 했던 경기가 핀란드전이었다.

이번에도 그때의 좋은 기억을 되살리는 경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핀란드는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네덜란드, 체코 , 루마니아 같은 강호들과 한 조에 속하게 됨으로써 예선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핀란드에는 지난 90년대 중반 아약스를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노장 미드필더 리트마넨과 유럽 최정상급의 센터백인 히피아 등이 속해 있지만 한국과의 A매치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같은 대회에서 맞붙게 될 그리스는 지난 유로2004의 우승팀으로 유명하다. 당시 그리스는 프랑스, 체코, 포루투갈 같은 유럽 최정상팀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많은 축구팬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걸출한 스타플레이어 없이 유럽 특유의 조직력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점이 우리의 본선 상대인 스위스와 비슷해 한국 대표팀의 좋은 스파링 상대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 94년 미국월드컵 출전이 가장 최근의 월드컵 본선기록이며 당시 3전 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한국과의 A매치 기록은 없으며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양국 올림픽 대표팀이 맞붙어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적이 있다.

홍콩 칼스버그컵 첫 상대인 크로아티아와는 그동안 네 차례의 A매치에서 1승2무1패를 기록 중이다. 동구권 특유의 힘과 체격을 앞세운 플레이를 선보이며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7승3무의 안정적인 성적으로 유럽예선 8조1위로 본선에 합류했다. 한국대표팀의 상암경기장 A매치 첫 승리의 제물이기도 하며, 지난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분리독립한 이후 지난 유로96 이후부터 꾸준히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온 동구권의 강호로서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너먼트 방식인 칼스버그컵에서 경우에 따라 덴마크와의 A매치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럽팀들을 상대로 충분한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만히 볼 수 없는 북중미의 강호

칼스버그 컵을 마친 후 대표팀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2월 4일), 코스타리카(2월 11일), 멕시코(2월 15일)와 평가전을 가지게 된다. 세 팀 모두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으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고 있어 이들과의 경기는 한국의 전력 상승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던 미국은 이번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도 톱시드에서 아깝게 탈락했을 만큼 북중미의 강호로 인정받고 있다. 힘과 체력을 중시하는 유럽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고 있으며 지난 2000년 이후 상대 전적에서도 1승1무1패의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내년초 평가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컵의 단골손님 멕시코를 상대로는 한국이 역대 전적2승2무5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멕시코는 체격 조건이 좋지 않지만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강팀이기 때문에 전지훈련 말미에 멕시코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한국 대표팀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한국대표팀의 전지훈련은 한 달 가량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며 조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독일 월드컵은 유럽의 한복판에서 열리고, 본선에서 유럽의 두 팀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으로서 유럽팀과의 경기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평가전 상대인 유럽팀들이 1.5군 내지 2진으로 구성될 경우는 자칫 속빈 강정같은 경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지훈련 기간과 유럽리그의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한국 역시 해외파를 제외하고 전지훈련을 하는 만큼 우리의 평가전 상대팀들도 빅리그에 뛰는 주전선수들이 평가전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지훈련의 구체적인 일정이 잡힌 만큼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독일 월드컵을 착실하게 준비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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