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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하나은행 FA컵] 결승전-프로 자존심이냐? 아마 대반란이냐?

기사입력 2005.12.16 09:36 / 기사수정 2005.12.16 09:36

한문식 기자
32팀으로 시작한 FA컵이 이제 단 두 팀만을 남겨놓고 FA컵을 거머쥘 팀을 가리게 됐다. 한팀은 프로팀인 전북. 또 한팀은 프로팀에 파죽의 4연승을 거두고 사상 최초 결승에 오른 K2리그의 미포조선이다. 미포조선은 한국철도와 함께 FA컵 사상최초로 4강에 진출한 아마팀이다. 한국철도의 돌풍은 4강에서 그쳤지만 미포조선은 끝내 결승에 진출하고야 말았다. 미포조선이 사상 첫 결승행에 첫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아니면 프로팀 전북이 프로의 자존심을 지켜내며 FA컵을 석권할 것인지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울산 현대 미포조선
FA컵전적:12전4승3무5패

승률:45.83%
(17득점18실점)

FA컵출전:6회출전

최근FA컵 성적:2004년 32강

FA컵 최고 성적

16강 (03,02,00)

VS 

2.전북 현대 모터스

FA컵 전적:28전17승7무4패

승률:73.21%
(49득점32실점)

FA컵 출전: 10회 출전

최근FA컵 성적: 2004년 8강

FA컵 최고 성적

우승 (00,03)

▶ 신화를 써나가고 있는 미포조선.

2005 FA컵에서 미포조선은 신화를 써가고 있다. 작년 '디펜딩 챔프' 부산을 꺾고 스타트를 끊은 FA컵. 부산을 격파할 때만 해도 어느 해처럼 그저 깜짝 돌풍에 그칠 것 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미포조선은 이에 그치지 않고 16강에서 대전, 8강에서 포항. 그리고 결승문턱인 4강에서 전남마저 격파하며 아마추어팀으로는 최초로 결승행의 기쁨을 맛봤다.

일단 미포조선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 만약 미포조선이 전북마저 꺾는다면 전무후무한 프로 5연파로 우승컵을 거머쥔 아마팀으로 남게 된다.

2005 FA컵 미포조선 전적


▶ 전북 - 프로의 자존심 지킨다.

4강에서 K2리그 한국철도의 실업반란을 진압하고 결승에 오른 전북. 전북은 2003년 FA컵 우승 후 2년 만에 FA컵 재탈활에 나선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한국철도를 꺾고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한바 있어 아마추어팀에 의해 실추되고 있는 프로의 자존심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각오다. 전북은 이번만 결승진출이 네 번째다. 이는 프로팀 기록 중엔 단연 최고이다. 전북은 또 FA컵에서 유일하게 2번 우승한 팀으로 남아있다. 전북이 미포조선의 반란을 제압하고 우승한다면 사상 최초 FA컵 3회 우승의 팀으로 남게 된다. 과연 전북이 이변의 희생양이 될지 아니면 프로의 당당한 자존심을 세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5 FA컵 전북 전적


▶ 밀톤 VS 김영기 MVP 대결.

FA컵에서 빼놓을 수 없는것 중에 하나가 바로 대회 MVP. FA컵 MVP는 매년 우승팀에서 나왔다. 양팀의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북의 밀톤과 미포조선의 김영기의 대결은 그래서 더욱더 관심을 모은다.

밀톤은 콜롬비아 대표출신으로 후기리그부터 전북에 합류했다. 밀톤은 후기리그 11경기 출장 4골을 잡아냈다. 밀톤은 현재 FA컵에서 5골로 득점 1위에 랭크돼있다. 밀톤은 16강부터 4강까지 3경기 연속골을 퍼부으며 FA컵 MVP후보로 급부상했다. 4강 한국철도전에선 2골 1도움으로 3골 모두 밀톤의 발에서 나온 만큼 물오른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밀톤이다. 

이에 맞서는 미포조선의 김영기는 미포조선이 내세우는 MVP 후보이다. 김영기는 올 시즌 K2리그에서 17경기 출전 10골을 잡아내며 득점 랭킹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FA컵에선 1골을 기록중이지만 4강전인 전남전에서 골을 기록하고 수훈선수로 선정되었을 만큼 기량이 출중하다. 

우승팀에서 MVP가 나온다는 공식처럼 반드시 팀을 우승으로 이끌 각오를 보이고 있는 밀톤과 김영기. 과연 누가 최후에 웃을지 기대를 모은다.

밀톤 VS 김영기



▶ 미포조선- 프로팀 격파 신기록 쓴다.

미포조선은 현재 FA컵 프로팀 격파기록에서 한국철도와 타이를 이루고 있다. 미포조선과 한국철도는 FA컵에서 프로팀을 5번 격파했다. 한국철도는 수원을 두 번 격파했고 전남과 인천을 승부차기로 잡아냈고 이번 대회에선 16강에서 부천을 격파했다. 미포조선은 2002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를 1-0으로 누른 것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에서 프로팀인 부산, 대전, 포항, 전남을 격파했다. 팀 수에서는 이미 한국철도의 기록을 깼다. 만약 미포조선이 전북을 격파하면 프로팀 격파부분에서 6번으로 한국철도를 제치게 된다.

▶ 전북- FA컵 무패기록 이어간다.

전북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FA컵 10경기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2003년은 우승을 해서 그렇다고 치지만 2004년은 8강에서 탈락했는데 왜 무패행진이 이어질까 의아해할 만하다. 하지만, 국제경기룰상 승부차기 승부는 무승부로 간주하기 때문에 무패행진을 이어올 수 있었다. 전북은 작년 8강 부산에 승부차기로 졌다. 10경기 중 승부차기를 3번 해서 현재 7승 3무를 기록중이다. 무패기록은 이기는 것 뿐만아니라 승부차기로 패할 경우에도 이어진다.

▶ 전 대회 우승팀 꺾은 팀이 우승?

FA컵의 재미난 징크스는 바로 전대회 우승팀을 꺾은 팀이 FA컵을 석권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회까지 9차례 열린 대회에서 전 대회 우승팀을 꺾고 우승한 사례는 무려 6회나 된다. 전북은 이 징크스에 한번은 웃고 두 번은 울었다. 2000년 FA컵에서 99년 우승팀인 성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전북이지만, 바로 다음 대회인 2001년 FA컵에서 4강에서 대전에 패했다. 물론 대전은 우승했다. 2003년 FA컵을 차지한 전북은 2004년 8강에서 부산에게 패했다. 역시 부산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식의 시나리오로 간다면 행운의 여신은 미포조선에 있다. 미포조선은 32강에서 전 대회 챔피언인 부산을 격파했기 때문이다.

▶ 승부차기 가면 누가 웃을까?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부를 가린 것은 총 3회다. 초대대회에서 한번, 2003-2004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FA컵 챔피언을 가려냈다. 전북은 FA컵에서 승부차기 최다 전적인 7전을 기록하고 있다. 7전에 4승 3패. 또 이기고 지고를 반복했던 전북이다. 전북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수원을 승부차기로 눌렀다.

미포조선은 승부차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번 대회만 해도 16강 8강을 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미포조선의 FA컵 승부차기 전적은 3전 3승, 모두 이겼다.


▶ 어느 팀이 이겨도 '현대 천하'

올 시즌 K리그는 울산이 우승했다. 이번 FA컵 결승전은 전북과 미포조선이 맞붙는데 두 팀은 현대기업의 팀이다. 누가 우승하든지 내년은 현대 천하가 된다. 울산과 수퍼컵을 시작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동반출전하여, 현대의 위용을 과시하게 된다. 



한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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