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2.23 09:16 / 기사수정 2009.12.23 09:16
[축구장에 놀러가다] 2009 쏘나타 K-리그 대상,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2009.12.22, 16:20
K-리그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2009시즌 한해를 결산하는 2009 쏘나타 K-리그 대상이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K-리그 최고의 별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들뜬 마음을 안고 시상식이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올스타전도 사라진 요즘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
▲ 2009 쏘나타 K-리그 대상이 열린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 센터.
시상식이 시작하기 두 시간 전에 일찌감치 시상식장에 도착해 취재 준비를 마쳤다. 주요부문 시상을 하는 2부 순서부터는 공중파 생중계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송 준비로 분주했다. 음향과 조명 점검이 있었고, 이후에는 이날 사회를 맡은 이재후, 김보민 아나운서의 리허설이 진행되었다.
▲ 시상식장 앞에 전시된 K-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피스컵 코리아 우승트로피, 역대 K-리그 공인구.
시상식장 입구에는 K-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피스컵 코리아 우승트로피와 역대 K-리그 공인구, 김병지의 500경기 출장 기념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었다. 선수들의 입장에 앞서 최고의 '권위'가 한 자리에 모였다.
▲ 이제는 정장차림이 더 익숙해지고 있는 황선홍 감독.
드디어 시상식 시간이 다가오고, 선수들의 모습이 하나 둘씩 모습을 보인다. 말끔한 정장 차림을 한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일부 메이크업까지 하고 온 선수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미모를 뽐냈다. 단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이동국. 축구선수들은 역시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가 더 멋있긴 하지만 가끔 이런 외도(?)도 필요한 것 같다.
▲ 포항의 최효진이 시상식에 앞서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시상식장에 입장하기에 앞서 선수들은 행사장 앞 레드카펫에서 포토타임을 가졌다. 올 시즌 신인상 후보에 오른 김영후와 유병수는 다소 어색한 듯한 모습을 보였고, 베테랑 선수들은 능숙하게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신인상 김영후, 최우수선수상 이동국
▲ 올해의 베스트팀에 선정된 전북 현대의 주장인 김상식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치열했던 부문은 바로 신인상이었다. 올 시즌 강원 FC의 김영후는 30경기에 출전해 13득점 8도움을 기록했고,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병수는 34경기에 출전해 14득점 4도움을 기록했다.
김영후는 유병수에 비해 적은 수의 경기출장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반면 유병수는 인천의 공격을 이끌며 팀의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는 등 팀에 큰 기여를 했다.
▲ '루키 돌풍'을 일으키며, 신인상 경쟁을 펼친 김영후와
▲ 유병수 (우측) / 왼쪽은 우승팀 전북의 주전 측면수비수 최철순
그렇기 때문에 시상 직전까지도 쉬이 그 결과를 예측을 할 수가 없었다. 최종 결과는 김영후가 기자단 투표에서 71표를 받으며 유병수(38표)를 제치고 올 시즌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비록 신인상을 놓치긴 했지만, 유병수는 직접 무대 위로 올라와 김영후를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내셔널리그에서부터 김영후와 함께 한 강원 FC의 최순호 감독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 2009 쏘나타 K-리그 대상 부문별 수상자들
올 시즌 부활을 알린 이동국은 2009 K-리그 득점상, 'FAN'tastic Player상, 베스트11 FW부문, 최우수선수상(MVP)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22득점을 기록하며 소속팀인 전북 현대가 K-리그 정상에 올라서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 이동국이 김병지의 500경기 출장 기념 유니폼에 사인을 하고 있다.
이밖에 올해의 베스트팀에 K-리그를 재패한 전북 현대가 선정되었고, 신생팀 강원 FC는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 시즌 유일하게 전경기 전시간 출장을 한 김영광과 5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운 김병지는 특별상을 수상했고,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포항 스틸러스는 공로상을 받았다.
▲ 베스트11에 최다 선수를 배출한 포항의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베스트11에는 GK부문 신화용(포항), DF부문 김상식(전북), 김형일, 황재원, 최효진(이상 포항), MF부문 최태욱, 에닝요(이상 전북), 기성용(서울), 김정우(광주), 그리고 FW부문 이동국(전북), 데닐손(포항)이 선정되었다.
▲ 신인 걸그룹 f(x)가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연예인들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공중파 생중계로 진행된 2부 첫 순서로 신인 걸그룹 f(x)가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중간에 개그콘서트 초고속카메라팀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윤하가 감미로운 노래로 이날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2010년은 월드컵이 열리는 해이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월드컵 기간이 되면 전국민들의 관심은 축구, 한국 국가대표팀에 집중된다. 그리고 그 관심은 '잠깐이지만' K-리그에게도 나누어졌다.
하지만 흔히 언론에서 말하는 이런 '월드컵 특수'는 금방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FC 대한민국'의 대부분 선수들은 K-리그와 함께 성장한 선수들이다(물론 설기현과 박지성과 같이 국내 무대를 거친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K-리그가 있기에 그 선수들이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튼 원더러스에 입단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청용 역시 K-리그가 배출한 'K-리거'이다.
해외축구에 비해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K-리그 역시 점진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강원 FC의 가세로 15개 구단으로 늘어나 규모가 커진 K-리그는 올 시즌 루키들의 반란, 포항 스틸러스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김병지 골키퍼의 500경기 출장 대기록, 전북 현대의 창단 첫 우승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쏟아냈다.
그리고 논란이 되었던 '6강 플레이오프 제도'는 그 나름대로의 재미와 드라마를 써가고 있다.
시즌 초반 강원 FC와 광주 상무의 깜짝 돌풍과 디펜딩 챔피언 수원 삼성의 추락, 그리고 전북 현대의 창단 첫 우승과 같이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스포츠의 묘미를 살리기에 충분했다.
현재 K-리그는 말그대로 양질의 발전을 하고 있는 과도기적 단계이다. 이런 K-리그에게 축구팬들의 관심과 격려가 더욱 필요할 때이다. 무작정 한 번 와서 보라는 것이 아니다. 눈이 높아진 축구팬들에게 권해볼 만큼 K-리그 역시 그 수준이 높아졌기에 그렇다.
K-리그 15개 구단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프런트 직원들은 9개월 동안 함께 열심히 뛰고, 넘어지며, 다시 일어났고, 승리의 환호와 패배의 울분을 경험했다.
물론 모든 선수들에게 상을 줄 수는 없는지라 극히 일부 선수들에게만 영광의 자리가 주어졌다. 그렇지만 이 시상식이 상을 받은 축구인들과 그렇지 않은 축구인들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격려와 위로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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