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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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에이스'로 거듭난 박희도

기사입력 2009.12.14 22:40 / 기사수정 2009.12.14 22:40

이동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호] 2009년 한해도 달력 한 장만 넘기면 이제 끝이다. 국내 축구 또한 크리스마스에 있을 홍명보 장학 재단 자선 축구와 2009 K-리그 시상식만을 남겨두고 있다.

K-리그 팀들 또한 구단별로 마무리 훈련을 하며 한 해를 접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사람은 지난 시즌 부산 아이파크가 12위를 기록했음에도, 15개 팀 중 중위권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말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근접하는 팀으로 부산을 꼽았다는 것이다.

황선홍 감독의 두 번째 시즌이기 때문에 그의 전략과 계획이 물오를 것이고, 비록 안정환 떠났지만 정성훈, 이승현, 박희도, 김창수, 이강진, 이정호 등 리그 내 준척 급 선수들이 즐비해 전통 명가 부산의 부활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리그 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정작 중요한 리그에서는 지난 시즌과 같은 12위에 머물렀다. 비록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이전에 비해 더욱 공격적인 팀으로 거듭났고 이와 중에 새로운 '에이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부산의 '에이스'로 거듭난 박희도

지난 시즌 안정환이 친정팀으로 돌아와 부산 축구의 부활을 조금이나마 이끌었지만 올해 초 다롄 스더로 적을 옮겼다. 그렇지만, 황선홍 감독 밑에서 잠재능력을 뒤늦게 폭발시키며 국가대표팀까지 승선한 정성훈이 남아있었다.

부산 공격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정성훈은 이번 시즌 두 경기당 한 골을 넣는 순도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었으나 시즌을 치르는 동안 두 번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부산은 박희도라는 새로운 에이스를 얻었다.

2008 K-리그 드래프트 1순위로 부산에 입단한 박희도는 데뷔 시즌부터 주전자리를 꿰차며 4득점-4도움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신인임에도 능숙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수원과의 리그경기에서 나온 감각적인 칩 슛이 일품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박희도가 팀 동료인 이승현이 K-리그 2년 차 때 공격포인트를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던 것처럼 '2년 차 징크스'를 겪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우려는 기우였다. 시즌 동안 거의 전 경기를 뛰며 지난 시즌 공격포인트의 거의 두 배인 8득점-7도움을 올린 것이다.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던 박희도는 정성훈의 시즌 아웃과 왼쪽 윙어 한상운의 급성장으로 9월부터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팬들이 생각하는 부산 축구의 에이스

박희도는 시즌 말미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공격수로서 두 번이나 골네트를 가르며 3-0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보면서 무언가 머릿속에 오버랩되었다.

약 1년 전 이때 즈음 안정환이 제주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뽑아냈고 부산 또한 3-0으로 이긴 것이다. 이 경기서 나머지 한 골은 박희도의 프리킥 골이었다.

박희도의 이 활약을 보며 왠지 모르게 안정환의 모습이 떠올랐다. 부산팬들에게 부산의 에이스는 누구인 것 같으냐고 물어본다면 마니치, 하리, 뽀뽀, 안영학, 이정효, 이장관 등 많은 이들이 입에 오르겠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많은 표를 얻는 사람은 바로 안정환일 것이다.

안정환은 부산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K-리그 MVP이자 팬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선수이기 때문이다.

박희도는 오른쪽 다리에 비해 왼쪽 다리가 약간 짧은 발달 장애가 있었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이를 이겨내고 부산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또 K-리그 대상 부문별 후보에 올랐을 뿐 아니라 내년 1월 남아공 및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 예비명단 35인에도 포함되었다.

이전부터 태극 마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박희도가 K-리그에서 보여준 능력을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어서도 발휘하여 또 하나의 부산 선수가 A매치에 데뷔할 기회가 생길지도 지켜볼 일이다.

어두웠던 부산의 2009년은 저물어가고 있다. 항상 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듯 부산은 다음 시즌 또 한 번, 언젠가는 날아오를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 비상의 중심에 박희도가 서 있을지… 부산은 새로운 에이스와 함께 다음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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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희도(왼쪽) (C) 하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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