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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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밀란, 선수 보강이 절실하다

기사입력 2009.12.14 12:37 / 기사수정 2009.12.14 12:37

박문수 기자



[박문수 기자의 세리에 A 톡] 불안한 밀란, 문제점은?

AC 밀란이 홈에서 팔레르모에 패하며 13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지난 AS로마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밀란이었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밀란의 패배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애초, 이번 시즌 AC 밀란의 예상 성적은 리그 4,5위 정도였으며 16라운드가 진행된 현재까지 유벤투스를 제치며 리그 2위를 지키는 점은 기적에 가깝다. '전통의 명가' AC 밀란이 리그 2위라는 사실이 '기적'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올만큼 이번 시즌 밀란의 전력은 약화되었다.

팀을 대표하는 두 명의 스타 플레이어인 카카와 파울로 말디니가 각각 이적과 은퇴를 한 상황이며 이에 따른 보드진의 보강이 미미한 상황이었다. 취약점으로 불리는 풀백 보강에 관해서는 FC 포르투(現 올림피크 리옹)의 알리 시소코와 입단식까지 가졌지만, 치아 문제를 들먹이며 이적료를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했던 것이 협상 결렬을 낳았으며 결국 그는 밀란에 입단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밀라노를 떠나 런던으로 거취를 옮기며 첼시의 사령탑이 되었고 어수선한 팀 분위기는 프리 시즌 무승 행진이라는 최악의 성과를 낳았다. 기대를 모은 호나우지뉴는 슬럼프에서 탈출하지 못했으며 알레산드레 파투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안드레아 피를로와 젠나로 가투소, 클라렌세 셰도르프는 컨디션 난조 때문에 주급만 잡아먹는 잉여로 불렸으며 수비수 알레산드로 네스타는 잦은 부상 때문에 불안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시즌 밀란은 이기는 축구를 구사하며 2009-20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2위와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 2위라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기존의 안첼로티 감독이 구사했던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하며 한 명의 플레이메이커에게 공격의 지휘를 맡기는 다이아몬드 전술을 접는 대신 3명의 미드필더는 유지하면서 공격진에서 좌우 윙 포워드를 기용하는 4-3-3전술이 서서히 빛을 내고 있는 것이다.

우려했던 네스타의 잔 부상은 완전히 회복되었으며 그라운드에 복귀한 세계 최고의 수비수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새롭게 팀에 합류한 티아고 실바의 조련자로서 최고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카카의 대체 자로 영입된 클라스 얀 훈텔라르는 부진하지만, 11번을 버리고 22번을 선택한 마르코 보리엘로는 포스트 플레이에 유용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자신이 선호하는 포지션에 배치된 호나우지뉴는 80% 정도 갱생한 모습을 선사. 밀란 공격의 중추로 자리매김하였으며 파투는 자신의 포지션이 아니지만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럼에도, 밀란의 현 상황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빈약한 스쿼드와 상대에게 읽힌 전술

우선 밀란의 스쿼드는 빈약하다. 지난 팔레르모 전에 임한 밀란은 이나치오 아바테와 루카 안토니니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두 선수 모두 밀란이란 명문 클럽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저조한 성과를 올리며 불안감만 야기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팀의 1차적인 공 배급을 담당하는 피를로는 이탈리아 대표팀과 밀란에서 무리하듯 출전하며 피곤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장기를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했으며 교체 투입되며 한 방을 노린 파투도 어린 나이에 혹사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만큼 폼이 저조했다. 월드컵 출전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삼바 군단의 10번 쟁탈전에 가담한 호나우지뉴가 분전하고 있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팀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하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 경기를 하는 것은 밀란에게 심한 부담이 되었다. 이번 팔레르모와의 일전에서도 취리히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6차전의 여파 탓인지 선수들은 지쳐있었다. 다른 팀들이 로테이션 체제를 구축하며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도모하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또한, 호나우지뉴에게 너무 의존하고 있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배급하는 호나우지뉴의 능력은 셰도르프의 기복 여부와도 밀접하다. 두 선수가 보여준 천재들의 향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우월하고 우아함을 선사하지만 둘 중 하나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이는 비 효율적이다.

이는 밀란을 상대하는 수비진이 호나우지뉴만 봉쇄한다면 공격의 흐름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그에 대한 수비진의 밀착 마크는 팀의 공격을 차단하며 득점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호나우지뉴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나가며 밀란 공격의 중추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드리블 돌파가 미미하기 때문에 혼자서 수비진을 교란시키며 밀란을 이끌 수는 없다.

선수 보강이 절실한 밀란

밀란이 강호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적절한 백업 멤버이다. 노인정이란 이미지를 탈피하며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지만, 즉시 전력감 선수는 여전히 부족하며 데이비드 베컴과 도미니크 아디이아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하지만 이들의 합류가 팀을 바꿀 수는 없다. 마시모 오또와 지안루이카 잠브로타가 버티는 좌우 풀백은 건재하지만 이들의 나이를 고려할 때, 젊고 유망한 풀백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보리엘로보다 나은 포워드가 필요하며 밀라니스타임을 자청한 에딘 제코의 영입은 발 빠르게 나서야 될 것이다. 제코는 2선에서의 움직임이 좋으며 포스트 플레이와 제공권 싸움 등, 여러 면에서 밀란에 가장 적합한 포워드이다.

밀란의 상승세가 꺾였다고 한다면 이른 판단으로 볼 수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2주 앞으로 다가온 겨울 이적 시장에서의 보강을 통해 한 단계 나아가는 밀란을 기대해본다.

[관련 기사] ▶ AC 밀란, 팔레르모에 0-2패…13경기 무패행진 마감

[사진=밀란 상승세의 주역 파투와 호나우지뉴 ⓒ UEFA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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