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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과 어울려 보이는 김영후는 어떨까?

기사입력 2009.12.08 23:17 / 기사수정 2009.12.08 23:17

이동호 기자

- 2009 리그에서 맹활약한 선수들, 대표팀에 이름 올릴까?

[엑스포츠뉴스=이동호] 내년 1월 4일.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대비해 남아공 및 스페인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2월 중순경 허정무 감독은 전지훈련에 참여할 선수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못한 선수는 사실상 내년에 남아공으로 가능 비행기를 탈 가능성이 매우 작다.

월드컵 본선이 약 6개월여밖에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의 주축 선수들로 하여금 진행하는 전술 다듬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선수들을 여럿 뽑아 시험해보는 것도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전술 다듬기에서 2% 부족했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숨어있던 진주를 찾을 수 있을 수도 있다.

기존의 선수들로서는 '뉴페이스'가 등정하는 게 탐탁지 않겠지만,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선수 입장에서나 보는 이들 입장에서는 이 '경쟁' 구도가 무척 흥미진진할 것이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단 한 번도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진 않았지만 그간 K-리그에서 국가대표급 활약을 펼친 이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다음 선수들의 기록은 2009시즌 정규리그와 피스컵코리아 경기에 해당됨)


김영후 (강원FC 30경기 13득점 8도움)

내셔널리그의 판 니스텔로이는 K-리그에서도 여전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23경기서 27번의 골폭풍을 몰아친 김영후가 강원FC에 합류하게 되었을 때 그의 실력이 K-리그에서 통할지에 대한 의견은 반반이었다. 2009시즌이 시작된 후 약 한 달간 득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름이 오기 전까진 2득점 4도움으로 잠잠했으나 무더위가 시작될 즈음부터 김영후의 득점포도 가동되었다. 특히 6월 성남전부터 9월 수원과의 경기까지 10경기에서 무려 11번이나 골네트를 갈랐다.

유병수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인 김영후는 득점능력이 좋은 것뿐 아니라 슛할 때는 슛을 하며 패스를 해야 될 상황에는 볼을 잘 찔러주는 이타적인 플레이 또한 능하다는 것이다. 김영후의 플레이를 보았을 때 국가대표팀에서 박주영의 도우미 역할이 잘 어울릴 듯싶다.

김진용 (성남 일화 37경기 7득점 5도움)

고향팀 경남을 떠나 성남에 합류한 김진용은 성남 리빌딩의 구성원 중 하나로 이번 시즌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다. 성남의 이번 시즌 리그 준우승에는 왼발의 몰리나가 있었지만, 김진용은 몰리나 못지않게 왼발을 잘 쓰는 선수다.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하는 김진용은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웬만해선 밀리지 않는다.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상대를 돌파하는데 이렇게 무게중심을 낮게 두면 다른 상대의 몸싸움에서 유리하게 된다. 또 경기를 할 때 드리블 능력과 함께 돌파 능력이 일반 선수들과는 다르다는 게 눈에 확 띈다.

김진용은 지난 2005년 조 본프레레 감독의 호출로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어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스리톱에서의 윙포워드 임무를 주문받아 A매치에 데뷔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김진용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김동찬 (경남FC 30경기 12득점 8도움)

사실 김동찬은 올해 초 국가대표팀에 한 번 소집된 바 있으나 훈련 중 발목 부상을 당했었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김동찬이 테베즈와 비슷하다 하여 '찬베스'라는 별병이 붙었다. 168cm의 단신인 김동찬은 경남 ‘조광래 유치원’의 우수 어린이 중 하나이다.

경남이 시즌 막판 전북과의 만남에서 아쉽게 패함으로 6강 PO 진출이 무산되었는데 경남이 이 과정을 밟아오는 동안 김동찬은 리그 마지막 11경기 중 10경기에서 11득점을 올리며 인디오와 함께 경남의 공격을 책임졌다.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슛이 일품인 김동찬은 인디오가 전방에서 상대 수비진을 휘저으면 그 공간을 파고들어 공격 기회를 잡아 슛으로 연결하며 저돌적이고 활동량이 많은 편이다. 비록 키가 작지만 몸싸움에 능해 자신의 신체적인 약점을 상쇄한다. 김동찬의 활약을 보아 하면 왠지 현 국가대표팀의 이근호와 사뭇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희도 (부산 아이파크 35경기 8득점 7도움)

현 부산의 에이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성훈, 이승현, 김창수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있지만 박희도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부산의 경기력은 차이가 난다.

양발을 다 쓸 수 있어 좌우 미드필더를 다 커버할 수 있다. 또 골결정력도 준수해 처진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출장하는 경우가 많다. 박희도는 축구지능도 좋아 감각적인 플레이를 선보여 팬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시즌 포항과의 피스컵코리아 1차전 감각적인 프리킥 골도 그래했으나, 박희도를 대변하는 최고의 모습 중 하나는 지난 시즌 수원과의 정규리그에서 나온 칩 슛이었다. 이 슛이 골대를 때리고 이운재의 손을 맞고 나와 들어가진 않았지만 이후 이운재의 표정이 당시 상황을 잘 대변해준다.


고창현 (대전 시티즌 23경기 12득점 3도움)

'계룡산 루니' 고창현은 고교시절부터 스타가 될 재능이 다분하다고 평을 받았다. 하지만, 수원, 부산 그리고 광주에서 날개를 펼칠까 말까 하다 올 시즌 대전에서만큼은 제대로 기량을 만개했다.

시즌 시작 전 목표가 5득점 5도움이었는데 도움은 모자라지만 득점은 목표보다 일곱 골이나 더 넣었다. 고창현은 페널티 박스에 근접한 위치에서의 프리킥이 일품인데 한 매체에서 K-리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프리킥이 잘 차는 K리그 선수로 뽑혔다.

고창현은 후반전에 투입되어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꾸어 놓는 조커 기질도 충분하다. 이번 시즌 K리그 활약상만 본다면 고창현이 현 국가대표 염기훈 보다 더 낫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정훈 (전북 현대 26경기 2득점 0도움)

정훈의 원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풀백이었다. 어느 날 측면 수비를 보던 정훈에게 최강희 감독은 시험 삼아 정훈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이는 적중했다.

지난 시즌 전북에 입단한 정훈은 시즌 중반 포지션을 변경한 후 점점 필드를 밟는 횟수가 늘어났고 기어이 이번 시즌 전북의 K-리그 우승에 눈에 띄진 않지만 큰 기여를 했다. 일대일 마크에 능한 정훈은 돋보이진 않지만 최강희 감독, 이동국, 최태욱이 인정했듯이 팀 내에서 가장 희생적인 선수이다.

아르헨티나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예선을 치러오면서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해오는 팀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정우, 김남일, 조원희와 함께 K-리그에서 검증된 새로운 선수를 발탁해보는 건 어떨까?

신형민 (포항 스틸러스 28경기 4득점 2도움)

포항이 2007년에 K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때만 해도 중원은 김기동과 황지수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 왕좌를 따낸 포항의 중원은 김재성과 신형민으로 변모하였다.

신형민의 본 포지션은 정훈과 같이 수비수였다. 수비수 출신이다 보니 공중볼 처리, 롱 패스 등이 좋다. 본래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황지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신형민이 자리를 잡았을 때는 공격 전개 능력이 부족한 게 흠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피파 클럽 월드컵 UAE 2009'에서 포항이 마젬베를 꺾는다면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팀, 에스투디안테스와 만나게 된다. 이 에스투디안테스의 중앙 미드필더로는 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지휘자 후안 베론이 건재하다. 신형민이 베론과 한 번 겨뤄본다면 그에겐 큰 경험과 발전이 될 것이다.

[관련 기사] ▶ 푸른 눈의 이방인이 바라본 '열정의 K-리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각 구단 제공]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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