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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추첨, '눈여겨볼 3가지'

기사입력 2009.12.04 15:23 / 기사수정 2009.12.04 15:23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주사위가 던져졌다. 32개국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운명을 가를 2010 남아공월드컵 조추첨 행사가 5일 새벽 2시(한국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다.

이미 지난 2일, 1-4번 시드 배정이 확정된 가운데 본선에 오른 나라들은 저마다 '희망의 조'에 걸리기를 바라면서 '운명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32개국 본선 진출국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먼저 본선에 오른 한국도 이번 조편성만큼은 유리하게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추첨 현장에는 허정무 감독,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운명의 순간'을 지켜보며, 본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앞으로의 청사진을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한국 '행운의 조' 편성될까

지난 2일 발표된 시드 배정에서 한국은 아시아, 오세아니아, 북중미 대륙 국가들을 같은 시드로 편성해 2번 포트를 배정받았다. 톱시드에 오른 국가(남아공,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네덜란드, 이탈리아) 가운데 5팀이 유럽, 4번 포트 전체 팀 역시 유럽으로 짜여 있기에 어떻게든 유럽팀과는 1-2팀을 본선에서 만나게 된다. 또한, 3번 포트 역시 남미, 아프리카 대륙 팀들로 구성돼 한국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대결을 조별 예선에서 펼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최상의 조'를 꼽는다면 톱시드 가운데 가장 전력이 약한 남아공과 3번 포트에서 한국이 한차례 이긴 바 있는 파라과이, 4번 포트의 슬로베니아나 슬로바키아와 한 묶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허정무 감독 역시 남아공과 한 조에 되는 것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파라과이는 지난 8월, 서울에서 평가전을 치러 1-0으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으며, 슬로베니아나 슬로바키아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 한국보다 앞서지만 해볼 만한 상대로 꼽히는 팀들이다.

하지만, 톱시드 가운데 브라질이나 스페인 같은 우승 후보, 3번 포트에서 한국이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가나나 껄끄러운 팀 코트디부아르, 4번 포트에서 프랑스나 포르투갈을 만나면 '죽음의 조'가 형성된다. 스페인, 브라질은 설명이 필요없는 FIFA 랭킹 1,2위 팀이며,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아프리카의 강세를 예측해보면 가나, 코트디부아르가 '피하고 싶은 팀'으로 꼽을 수 있다. 또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와 4위팀 포르투갈 역시 4번 포트 팀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춘 팀이다.

어떤 팀이든 강호들과의 힘겨운 대결을 피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해볼 만한 상대가 나타난다면 한국으로서는 원정 첫 16강 길을 쉽게 뚫어나갈 수 있게 된다.

'죽음의 조'는 어떻게 편성될까

지난 1982년 월드컵 이후 꼭 한 조씩 편성됐던 '죽음의 조'가 이번 월드컵에서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역대 최악의 '죽음의 조' 편성이었던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F조의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에 버금가는 조편성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만약 톱시드 국가 가운데 남아공을 제외한 7개 국가와 2번 포트의 멕시코나 미국, 3번 포트의 코트디부아르, 가나, 카메룬, 4번 포트의 프랑스, 포르투갈이 한 조로 이뤄지면 최악의 '죽음의 조' 시나리오는 완성된다. 특히, 지난 2002년과 2006년 두 대회 연속 '죽음의 조'에 편성됐던 아르헨티나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르헨티나는 2002년, 잉글랜드, 스웨덴에 밀려 '죽음의 조'에서 희생양이 된 데 이어 2006년에도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한 조에 속해 힙겹게 조 1위를 차지한 뒤 8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경기 장소도 눈여겨보자!

어떤 팀과 상대할지가 가장 관심 있게 볼 부분이지만 경기를 치를 장소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 자체가 고지대에서 경기를 치르는 비율이 높은데다 이동 거리가 전반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고지대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르는 것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24년 만이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치를 10개 경기장 가운데 6곳이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요하네스버그(1700m, 엘리스파크 스타디움과 주경기장인 사커시티, 두 개의경기장이 있다), 블룸폰테인(1400m), 프리토리아(1370m), 폴로과네(1290m), 루스텐버그(1170m) 등이 있다. 요하네스버그의 경우, 우리나라 설악산 대청봉의 높이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고지대에서 경기를 치를 경우, 산소가 부족해 잘 적응하지 못하면 체력적인 부담이 많아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그룹에 속한 한국의 경우, 남아공이 속한 A조에 걸리면 3경기 모두 고지대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B,C,E,F조 역시 3경기 가운데 2경기를 고지대에서 치르게 된다. 반면 D,G,H조는 1경기만 고지대에서 치러 조금은 편하게 경기를 가질 수 있다. 특히, 허정무 감독이 베이스캠프 1순위로 낙점한 루스텐버그에서 경기를 치르는 D조에 편성되는 것이 한국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난무하지만 '운명의 순간'은 사람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불과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추첨의 '운명의 여신'은 어느 편에게 손을 들어줄 것인지, 또 한국 축구는 조추첨 이후 웃으면서 월드컵 본선 준비를 펼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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