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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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챔피언십 1차전 말, 말, 말

기사입력 2009.12.03 18:17 / 기사수정 2009.12.03 18:17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성룡 기자]축구장의 매력 중 하나는 수많은 팬들이 토해내는 이른바 '해설'들일 것이다.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수많은 논평, 그래서 '대한민국에는 4천만의 해설위원이 있다.'란 말도 있다. K-리그 챔피언십 결승 1차전이 열린 성남 종합운동장에서도 그들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오늘은 이 정도면 매진이지."

경기 때마다 늘 적은 관중이 들어오는 성남 종합운동장, 비록 이날도 매진은 되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야 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항상 비어 보이던 특석도 사람들로 가득 차긴 마찬가지. 이들에게 있어서 매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내가 자리에 앉기 불편하면 그것이 매진이다.

"군대 가면 죽은 거지 뭐"

얼마 전, 성남의 주장 ‘뼈주장’ 김정우가 상무에 입대했다. 챔피언십 결승전을 앞두고 군대로 징집되어버린 그의 부재가 성남 구단도 아쉽고 팬도 아쉬운 것은 당연한 법. 그래서 성남 구단에서는 상무로 떠나가버린 김정우를 추억하기 위해 그의 유니폼을 벤치에 걸어놓았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엄숙한 느낌이 드는 그 장면이 일부 팬들에게는 살짝 이해가 되지 않을 법도 하다.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라고 고민하던 팬들, 그들 나름대로 합의점을 찾아낸다. "그래, 군대 가면 죽은 거야"

"야, 홈에서 지지만 않으면 돼!"

포항을 꺾고 챔피언십 결승에 올라온 성남,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주전들의 빈자리가 큰 성남의 열세를 예상했다. 이러한 사실은 인정하기 싫지만 성남의 팬들도 인식하고 있었다. 어차피 2차전은 저 멀리 남도에 있는 전주에서 열리고 성남의 마지막 홈경기는 바로 이날. 그들에게 찾아 가보지 못하는 원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홈에서 이기기를 바랄 수도 없는 노릇. 그들이 기원할 수 있는 것은 홈에서 성남이 지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경기도 0대 0으로 마치며 그들의 염원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우린 퇴장 주면서 쟤네는 왜!"

경기 도중 파브리시오가 전북 선수에 걸려 넘어져 전북 선수가 경고를 받자 한 성남의 팬이 억울한 듯 외쳤다. 그들에게 이제 경고는 애교에 불과한가 보다.

K-리그 챔피언십이 진행되는 동안 성남의 팬들은 마음고생이 꽤 심했을 것이다. 계속되는 카드와 경고누적. 이쯤 되면 ‘카드캡터 성남’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한 경기 한 경기 지나갈수록 성남팬들의 심판에 대한 미움은 점점 쌓여갔다.

"구단주님 정성룡 사주세요!"

이날 성남이 0대 0의 무승부를 거둔 것은 정성룡의 공이 매우 컸다. 물론, 전북의 공격수들이 성남의 탄탄한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나온 정성룡의 선방은 성남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었다.

K-리그 챔피언십 결승전에는 성남과 전북의 팬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팬들도 경기를 찾아온다. 정성룡의 선방 행진을 지켜보던 한 팬, 간절한 목소리로 소원을 얘기한다. 하지만, 그의 목에는 K3리그 우승메달이 걸려있었다. 포천 시민축구단의 팬이었던 것이다.

"최희섭보다 잘 치는 것 같아"

흔히 축구 경기에서 슈팅이 하늘 높이 떠오를 때 ‘홈런을 친다’라고 말한다. 이 날도 어김없이 홈런은 터져나왔다. 후반 36분, 좋은 찬스를 맞이한 최태욱이 날린 회심의 슈팅이 하늘 높이 전북의 팬들을 향하여 쭉쭉 뻗어나갔다.

마침 관중석에는 기아 타이거즈의 팬이 앉아 있었다. 그는 대충 공이 날아가는 각도와 비거리를 측정하더니 저 정도면 최희섭보다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똑같이 날아가는 공이지만 축구장에서는 한숨이, 야구장에서는 열광적인 함성이 터져나오지 않을까.



조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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