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채정연 기자] "베스트 멤버라고 했는데…."
순조롭게 2019 시즌 개막을 준비하던 한화가 악재를 맞았다.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가 15일 구단에게 트레이드 의사를 밝혀온 것. 2+1년 최대 2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연 4억원) FA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이었다.
젊은 자원 육성에 따른 기회 축소, 정근우 중견수 변신 등 좁아진 입지가 결단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막을 7일 앞둔 시점에서 터진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요청에 구단은 당혹스러울 따름이었다. 이미 시즌 구상을 거의 마친 상황, 한화는 이용규의 이탈로 좌익수 자리에 물음표를 두어야 한다.
한용덕 감독 역시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무겁게 입을 연 한 감독은 안중근 의사가 말한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언급하며 본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수에게는 선수로서 해야 할 본분이 있다는 말로 이용규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암시했다.
시즌 구상 속 이용규는 최선의 라인업을 꾸릴 멤버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열렸던 삼성과의 연습경기 당시 한 감독은 이용규를 9번 타순에 배치하고 '베스트 멤버'라고 설명했다. 팀에 꼭 필요한 전력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한 감독은 "(이용규는) 기억나지 않나보다"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한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지만, 팀에 헌신하고 제 몫을 해내는 베테랑을 소홀히 대한 적도 없었다. 2018 시즌 한화가 오랜만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던 것도 신구 자원이 조화로웠기에 가능했다. 승리 뒤에는 늘 고생하는 고참 선수들에 대한 격려 코멘트가 뒤따르곤 했다.
이렇게 된 이상 구단도 결단을 내려야 했다. 한화는 16일 오전부터 긴 논의를 진행한 끝에 오후 12시 경 대전구장을 찾은 이용규에게 육성군행을 통보했다.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새 좌익수 찾기도 돌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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