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원 기자] 가수 승리와 정준영이 경찰서에서 만났다. '잘못된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정준영과 승리는 14일 서울 종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우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정준영은 이날 오전 10시 초췌한 얼굴로 출석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후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경찰에 휴대폰 원본을 제출할 것이냐", "범행 당시 약물을 사용했나", "3년전 무혐의 받았던 사건에 대해 뒤를 봐준 경찰이 있나", "최근까지도 영상물을 올렸나", "단체 카톡방에 영상을 공유했나", "마약 투약 의혹도 있다", "몰카 찍는 것을 걸릴 줄 몰랐나"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정준영은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어디까지 혐의를 인정하냐"는 물음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이후엔 대기 중이던 변호인과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했다. 이번 사건이 중대한 만큼 조사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준영이 앞서 공식입장을 통해 "저는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SNS 대화방에 유포하였고, 그런 행위를 하면서도 큰 죄책감 없이 행동하였습니다"라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했기 때문에 이날 경찰 조사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
또 지난 2016년 경찰이 정준영의 몰카 논란과 관련해 포렌식 업체 측에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주장도 제기돼 다시 문제가 됐다. 정준영이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모아진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승리는 오후 2시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을 타고 도착한 승리는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앞에서 내린 후 직접 걸어 들어와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우선 90도 인사를 한 후 "국민여러분들과 주변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는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매매 알선 및 경찰 유착 의혹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변호인과 경찰이 그를 보호해 안으로 인도했다.
지난 달 27일 한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던 승리는 이번이 두번째 경찰 출석이지만,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는 처음이다. 승리가 최근 마약류 조사에서는 최종 모발검사로도 문제가 없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카카오톡 내용을 통해 폭로된 성접대 의혹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터라 이에 대한 조사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승리 카톡방'에 포함돼 있던 유리홀딩스 대표이자 박한별 남편인 유 모씨도 출두할 예정이다. 그러나 유씨는 포토라인에 서지 않는다. 유씨는 변호인을 통해 경찰 측에 "포토라인 서게 하면 못나가겠다. 공인도 아니고 일반인인데 그렇게 하면 불출석하겠다"고 전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씨는 취재진이 포진해 있는 정문을 제외한 다른 곳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찰 조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이로써 승리, 정준영 유 대표는 의도치 않게 경찰서서 만나게 됐다.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은퇴를 선언한 승리와 정준영은 이제 동료 가수가 아닌 '피의자'로 불명예스럽게 재회했다.
한편 승리, 정준영과 관련한 의혹은 끝없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승리와 정준영의 카톡방의 또 다른 멤버인 FT아일랜드 최종훈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약 3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지만 경찰에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청탁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결국 최종훈에 대한 경찰의 추가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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