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2.01 10:52 / 기사수정 2009.12.01 10:52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9-2010 시즌 초반, 현대건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현재(12월 1일 기준) 4승 1패로 여자부 단독 선두에 올라있는 현대건설은 공격과 수비에 걸쳐 가장 짜임새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불과 2년 전인 2007-2008 시즌, 단 4승밖에 올리지 못했던 현대건설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상승했다. 팀에 새롭게 부임한 황현주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선수 전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무의식 속에 억눌려 있던 '패배주의'를 벗어던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넣는데 초점을 맞춘 황현주 감독은 팀 분위기를 쇄신시켜 나갔다.
또한, 두 시즌을 거치면서 '호된 경험'을 겪은 젊은 선수들이 한층 성장했다. 현대건설의 중앙을 책임지고 있는 양효진(20, 센터)은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로 성장했다. 또한, 리베로인 신예지(20, 리베로)의 성장도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KBSN 배구 해설위원인 박미희 위원은 "올 시즌, 현대건설이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윤혜숙(26, 레프트)과 신예지가 구축한 리시브 라인에 있다. 리시브 성공률은 물론, 수비가 좋아지면서 팀 전체가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시즌 여자배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케니 모레노(30, 라이트, 콜롬비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 박미희 위원은 "지난 시즌 용병인 아우리도 잘해줬던 선수였다. 하지만, 리시브에 가담하는 횟수가 많다 보니 공격에서 범실이 많았고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줄 거포가 부족했다. 올해 들어온 케니는 이 부분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라이트는 물론, 위치를 가리지 않고 공격을 매우 잘해준다"고 대답했다.
케니는 이탈리아 2부 리그는 물론, 일본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경력이 있다. 배구 구력이 오래된 케니는 강타는 물론, 연타와 페인트도 적절하게 섞어서 구사할 수 있는 노련미를 갖췄다.
박미희 위원은 "케니가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노련하게 플레이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배구를 제대로 알면서 하는 선수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었다.
신예지와 윤혜숙이 받쳐주는 수비라인이 발전했기 때문에 케니의 공격도 탄력을 받게 됐다. 리시브와 공격을 모두 맡았던 아우리에 비해 케니는 든든한 수비수들의 지원을 받으며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로 자리 잡은 한수지의 성장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센터와 날개 공격수에서 좋은 선수 구성을 갖췄지만 늘 세터에서 고민을 안았던 점이 현대건설의 고민이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황현주 감독은 "(한)수지와 (염)혜선이는 각기 장단점이 있는 세터다. 실전경기를 치러보면서 어떤 세터를 쓸지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밝혔었다.
지난 시즌까지 상황에 따라 번갈아가며 두 세터가 투입됐지만 올 시즌에는 한수지가 주전 세터로 뛰고 있다. 박미희 위원은 "한수지는 분명히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많지만 한수지는 성장했다. 지난 시즌의 한수지를 보면 위기상황에서 많이 흔들렸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들어온 한수지의 플레이는 자신감이 넘쳐있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세터가 번갈아가며 팀을 이끄는 것보다 주전 세터가 고정적으로 뛰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 같은 세터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면 말을 안 해도 중요한 순간에 서로 통하는 것이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완성된 점도 현대건설의 상승세에 큰 요인이 됐다"
윤혜숙과 신예지가 구축한 수비 라인이 현대건설의 시스템을 안정되게 만들었다. 또한, 블로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양효진의 성장과 공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케니의 선전도 현대건설을 다른 팀으로 완성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하위권에서 수모를 겪었던 현대건설은 마침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뒀지만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케니와 양효진을 받쳐줄 다른 공격수들의 선전이 절실했다.
또한, 아직도 성장할 점이 많은 한수지의 발전도 팀 발전을 위해 시급한 일이다. 그리고 팀의 조직력이 무너지면 케니에게 의존하는 플레이도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 점도 현대건설의 과제이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패배주의를 걷어내고 자신감을 얻은 선수들의 플레이는 한층 살아 숨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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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케니 모레노, 현대건설 (C) 현대건설 배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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